[일문일답]이영학 딸 "아빠 때문에 엄마 죽었다" 진술

권오석 기자I 2017.11.24 17:16:27

"이영학 딸 수술비로 친구 휴대폰 사주기도"
"차 튜닝 취미…지적 수준 떨어지지 않아"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 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공판을 위해 지난 17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엄마는 아빠 때문에 죽었다”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 중인 이영학(35·구속)에 대해 경찰이 상해 및 성매매 알선 등 혐의 10개를 추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아내 최모(당시 32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날까지 폭력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딸 이모(14·구속)양은 경찰 조사에서 “한 달에 2~3회씩 (최씨를) 폭행했다”며 “아빠 때문에 죽은 엄마가 불쌍하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를 받던 이양은 지난 22일 미성년자 유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설 예정이다.

다음은 이진학 서울 중랑경찰서 강력계장과 이래종 수사과장, 김성순 강력팀장, 김병균 지능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영학이 가정폭력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딸이 처음에 이영학을 지키기 위해 진술을 안 하다가 6~7년 전부터 한 달에 2~3회씩 엄마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자살 원인도 가정폭력 때문에 충동적으로 했다고 보고 있다. 이영학 딸은 이 구속된 이후 엄마는 이영학 때문에 죽었다며 비난하고 있다.

△9월 6일 투신 전 욕설을 듣고 모기약으로 머리 맞기 전에 무슨 사건이 있었나.

-진술에 따르면 영월경찰서에 의붓아버지를 강산으로 고소한 사건 때문에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피가 남아 있던 걸로 보면 여러 번 때린 건가.

-상처로 봤을 때 찍은 것 같다

△강남에 오피스텔을 빌려 성매매 알선을 했다는데 그 전에 알선한 건 없는가.

-이것 하나뿐이다. 영업한 건 지난 7월 13일부터 8월 7일까지고 성 매수 남성은 총 14명이지만 영상에는 2명이 나오지 않아 12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영학은 왜 촬영을 했나.

-아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 촬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5분씩 나눠서 녹화를 한 걸로 보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성 매수자들은 최씨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살 방조나 교사 혐의는 없나.

-우리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으나 어려웠다. 부인이 사망한 상태에서 딸과 이영학의 진술만으로는 힘들다.

△도검 소지는 어떻게 한 건가.

-강원도 정선에 놀러 가 시장에서 샀다고 진술한다. 칼날 길이가 30㎝ 정도다. 5일장을 선 날, 어떤 할아버지한테 장난감 인줄 알고 샀다고 한다. 총포 도검상에게 문의한 결과 자기들이 직접 판매하는 도검이라고 했다. 판매자는 확인이 어렵고 2010년 10월에 샀다.

△후원금 등 받은 건 어디에 썼나.

-물 쓰듯이 쓴 거다. 예를 들어 자기 아는 사람에게 휴대폰을 사주는 것 등이다. 소비 내역 전체를 보면 12억원만 가지고 쓴 것은 아니다. 그때 그때 들어온 돈이나 기초생활보장비 등 다른 주변에서 받은 돈을 합치면 19억 정도 된다.

△19억은 불법으로 온 금액과 연금 등이 합쳐진 건가.

-그렇다. 후원금이 12억, 기초생활수급이나 받은 돈이 1억 2000만원 정도 된다. 자동차 튜닝 후 팔 때 남는 돈이 있어 계좌로 입금하고 주변 사람들이나 본인 대출 등 합해서 19억원 정도 된다.

△소득 신고나 사전 신고도 없는데 지자체가 감시 안 했나.

-감독 자체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

△장애연금 부정수급 혐의는 적용 안 됐는데 증거 불충분 결론을 내린 이유는.

-친구들이나 가족들 진술을 들어보면 일반인처럼 똑똑하다는 의견이 있다. 가령 튜닝이 취미인데 이게 정교하고 명석하게 해야한다. 지적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지 않다. 심증은 가지만 결정적인 부정수급 증거가 없다.

△사건 이후 장애연금 관련 의사가 다시 진술한 건가.

-당시는 이영학이 장애연금을 받을만했다고 진술했다.

△이영학은 이렇게 돈을 모으고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했는데

-딸이 몸도 불편하니 돈을 많이 모아 고아원을 만들려고 후원금을 모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마음만 먹었고 실제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이영학이 서울시에 물어보니 서울시가 안내하는 게 너무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진술했다.

△금감원 조회를 피하기 위해 누나 명의 통장으로 돈을 이체했다고 하는데.

-전자금융거래법 통장 양도하는 게 불법이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

△형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인가.

-형도 후원회 사업을 도왔다가 이 후원금이 딸 병원비로 가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방조했다.

△형도 자기가 이 후원금을 받거나 챙긴 건 없나

-이영학과 같이 돈을 쓰고 다니긴 했다.

△이영학이 금전적으로 부족해 보이진 않은 것 같은데 성매매 알선은 왜 했나.

-후원금을 쓰다가 딸이 자라면서 최근 후원금이 잘 안 들어왔다고 해 그때부터 성매매 알선을 계획했다. 금전적인 이유다.

△아내 외 다른 성매매 여성들은 없나.

-없다. 이영학이 트위터에도 미성년자를 모집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으니 실제로 만나거나 하진 않았다. 조사 당시 이영학의 형과 누나도 성매매 알선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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