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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최근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를 밑돈 데 대해 “유가 흐름이 예상할 수 없는 여러 요인으로 크게 변동했고 물가에서 비중이 상당히 큰 규제가격이 정책적 요인에 의해 변동하는 것도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7~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올랐다. 2018년까지 3년 동안 달성해야 할 물가 목표치 2%를 0.5%포인트 이상 밑돌며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설명회를 열게 됐다.
이 총재는 지금 경기상황이 디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금의 낮은 물가 수준은 국제유가 등 공급 요인에 따른 것으로 이런 효과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이 1% 후반에 가깝다는 것.
그는 “이론적으로 봤을 때 저물가가 장기화하면 임금상승률 둔화, 가계소득 둔화, 소비 위축 등으로 작용할 수 있고 기업의 투자도 저하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 한국을 보면 체감물가도 높은 편이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 후반이어서 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우려할 상황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원유도입단가 배럴당 49달러를 기준으로 내년 물가상승률을 1.9%로 예상했다. 산유국 감산 등으로 유가가 내년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 앞으로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는 건가.
△내년도 물가를 전망할 때 원유 도입단가를 배럴당 49달러로 전제했다. 산유국의 감산 이행 가능성 등을 염두에 뒀다.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때 감산이 최종 합의에 이르러 석유가격이 저희들이 예상한 것보다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큰 폭의 상승은 어렵지 않느냐고 생각했다. 석유가격 오르면 셰일가스의 증산이 잇따라서 석유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누르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 산유국별 생산량 볼 때 불확실성 남아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봤다. 다만 (석유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다고 하면 물가가 생각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물가를 전망함에 있어 유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그 이외에 물가에 영향 주는 다른 요인도 있다. 공공요금, 서비스요금, 에너지요금 같은 것이 큰 영향 줄 텐데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가격의 비중이 20%를 넘기 때문에 공공요금 정책도 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수요 측면에서 물가 하락 압력이 확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지금의 경기상황이 디플레이션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인건가.
△지금 상황을 디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근원(core) 인플레이션율이 1% 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현재 낮은 물가 수준은 국제유가 등 공급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2% 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내년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가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현 상황을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순 없겠다. 금년 2.7%, 내년 2.8% 성장률 전망치와 잠재성장률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물가 상승률 2.0%는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수요 측면에서 물가 하향 압력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그간 어느 정도 물가에 상승 압력을 줬는지 계량한 것 있나.
△모형적으로 계량 분석하면 금리 인하에 따라 물가 상승 효과가 계량적으로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가 물가 상승, 소비·투자 증가에 파급 미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다. 여러 추정 모형 통해 과거 흐름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를 갖고 말하자면,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년간 0.04%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제가 총재에) 취임한 2014년 이후 보면 기준금리를 다섯번 인하했는데 그것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계량적으로 나타내기엔 모형에 의한 추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체감물가가 괴리를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주거비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이 공식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최근 구입한 물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 등이 영향 줬을 것이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소득 여건 개선이 미흡한 점도 체감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한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외식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가고 내수 위축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물가 전망에 어느 정도 반영했는가.
△김영란법이 시행된 다음에 그 결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다면 수요 면에서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경제전망을 볼 때 전반적으로 내년에도 내수가 회복흐름 이어갈 것으로 보임에 따라 김영란법이 직접적으로 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영향 없진 않겠지만 그를 감안했을 때도 내수가 회복할 것으로 본다.
기술적 문제긴 하지만, (김영란법에 맞추기 위해) 음식점에서 가격을 낮추면 품질 조정을 통해 낮춘다. 재료 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품질 조정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지수 산정할 때 반영하지 않는 기술적 문제도 있다.
-저물가에 국제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는데 지난 1년 내내 물가 상승률을 하향 조정해왔다. 물가 하락 요인을 제대로 반영 못했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은?
△유가가 금년 초 대단히 큰폭으로 하락했다. 유가 흐름이 미처 예상할 수 없는 여러 요인으로 크게 변동한 게 사실이어서 정확히 전망하긴 한계 있었다. 다른 데 책임을 돌리려는 건 아니지만 물가에 규제가격 비중이 상당히 크다. 전기료 한시 인하라든가 도시가스 요금 변경 등 정책적 요인에 의한 물가 변동이 꽤 큰데 사전에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규제가격이 경제적 요인도 감안하겠지만 다른 측면이 고려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런 걸 사전에 예상하기란 어려운 점이 있다는 걸 이해해달라.
-유가 하락은 공급 측 저물가 요인인데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 저물가가 인하 요인이 됐다면 앞으로 통화정책할 때 공급 측 요인도 고려대상이 되는 것인가.
△공급 충격이라는 것은 굉장히 일시적 성격이어서 통화정책으로 대응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공급 측 충격이 오래 지속돼서 기대인플레에 영향 준다면 정책적 판단에 포함될 수 있다.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에 경직적으로 대응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양방향을 다 두고 얘기한 것이다.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와 경기 흐름 다 같이 두고 정책을 하고 있고 기계적으로 대응할 순 없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지만 통화정책으로 바로 대응하지 않았다.
-저물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투자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다는데 최근 저물가가 장기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나. 실제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치에 부합하면 부작용이 해소되는 것인가.
△저물가의 장기화가 부작용 있다는 전제 하에 답변 드리지 않고 이론적으로 저물가가 장기화될 경우에 부작용을 말씀 드리겠다. 저물가가 장기화되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임금상승률 둔화와 가계소득 둔화, 소비 위축시키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가가 하락한다든가 하면 기업 입장에서 보면 매출액 둔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 유인도 낮아지고 그에 따라 투자도 저하되는 측면 있을 것이다. 저성장·저물가가 장기화된다고 하면 생산 소비 금융활동 면에서도 활력을 떨어뜨리는 측면 있다. 그치만 지금의 한국 경우를 보면, 소비자물가가 1% 남짓 상승하지만, 체감물가도 높은 편이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이 1% 후반을 지속하는 걸 보면 아직 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이론적 부작용을 지금 당장 크게 우려할 상황아니지 않느냐.
-기대인플레이션 같은 경우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물가가 널뛰는데도 2.5% 수준에만 머무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대인플레 관련해 경제주체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안이 있나.
△서베이 방식으로 이뤄지는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응답하는 사람은 본인이 느끼는 물가, 즉 체감물가 영향 받아서 서베이에 응하기 때문에 지표상 발표되는 물가와 달리 체감물가에서 파생된 기대인플레가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주된 목적이 물가 안정이고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목표수준에 수렴하는 대로 운영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실제 물가가 목표 수준을 많이 밑돌았고 그에 따라 통화정책 운영하는 면에서 소통하는 데 대단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물가 상황에 대한 변동상황, 최근 흐름, 원인, 앞으로의 흐름, 그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 같은 것을 꾸준히 설명함으로써 (한은의) 설립목적에 맞게 통화정책 운영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 겨울 한파로 전기요금 누진제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대선을 앞두고 공공서비스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가능성이 물가 전망치에 고려됐나.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변수, 정치적 이벤트는 경제 전망할 때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상 한파가 올지 일반적으로 예상하기 어렵고 전기요금을 다른 요인에 의해 조정하는 것은 예상할 수 없어 (전망에서) 배제한다.
△(장민 조사국장) 공공요금은 예년 수준으로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