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20여명 대피' 청주 산부인과 화재…대법 "시공자·병원 모두 책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남궁민관 기자I 2026.08.20 10:04:50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무등록 전기공사업자에 열선 시공 맡겼다 화재
병원·모텔 태워 20억 피해…신생아·산모 아찔한 대피
2심 '발화원인 등 증거無' 업무상실화 무죄 판단했지만
대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정황·간접사실 종합, 책임 인정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신생아와 산모 등 120여명을 위험에 몰아넣었던 ‘청주 산부인과 화재 사고’와 관련 직접적인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정황·간접사실을 통해 시공업자와 관리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단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충북 청주 산부인과 병원 화재 현장.(사진=뉴스1)
충북 청주 산부인과 병원 화재 현장.(사진=뉴스1)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업무상실화 및 전기공사업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업체 대표 A씨와 충북 청주시 소재 산부인과 시설과장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전기공사업 등록·자격이 없는 건설업체 대표인 A씨는 2022년 3월 B씨가 시설과장으로 있는 충북 청주시 소재 산부인과 주차장 수도배관 열선설치 공사계약을 맡았다. B씨는 A씨 업체가 전기공사업자 등록·자격이 있는지 확인 없이 공사를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안전확인표시제품을 쓰지 않고 직접 자제를 구매해 자체제작한 수도동결방지기(열선) 제품을 사용했다. 또 열선의 말단·전원부를 마감할 때 화재 위험성이 높은 비닐절연테이프를 사용하는 등 부적정하게 시공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열선을 연결하는 콘센트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 등 이상작동(꺼짐)이 발생했음에도 B씨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결국 열선 재작동 직후 화재가 발생, 산부인과 신관과 구관, 인접 모텔 등 건물 3채를 불태워 합계 총 20억 28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해 A·B씨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화재 당시 병원에 있던 신생아와 산모, 직원 등 12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쟁점은 화재의 구체적 발화과정이 직접 증거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간접사실 종합으로 A·B씨에 각각 업무상 과실 및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1심은 A·B씨에 책임이 있다고 보도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B씨에겐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안전확인표시제품인 열선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재를 구매하여 결합한 후 자체 제작한 열선 제품을 사용한 사실, 열선의 말단·전원부를 마감할 때 단순히 비닐절연테이프로 마감한 사실 등 범죄사실에 기재된 과실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 공사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인지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이를 B씨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B씨에 대해선 “피고인 또한 A씨와 공동으로 이 사건 공사에 있어 과실이 인정되며 그 과실과 화재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화재의 발화 원인이나 구체적인 과정을 단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A·B씨의 업무상실화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단 전기공사업 등록·자격이 없이 시공을 했단 혐의만 유죄로 판단,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 화재는 B씨의 관리범위 내에서 그의 지시에 따라 A씨가 설치한 통상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전기장치에서 발생했다”며 “무등록업자인 A씨의 안전기준 미달 자체제작 열선, B씨의 관리·감독 소홀 및 콘센트 이상 무시한 재작동 등을 종합하면 두 사람의 업무상과실이 경합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화재사건에서 발화 메커니즘이 직접증거로 규명되지 않아도 정황·간접사실을 종합해 업무상실화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무등록 시공업자에게 공사를 맡긴 관리자 측 과실도 함께 인정해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사례”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