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이 문제가 있었다고 하나 당원들은 이를 통해 (중앙당에)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다. 현재 시도당 구조에서는 양당 각각 200만명에 달하는 당원을 제대로 관리하고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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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지구당 부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지구당이란 과거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치됐던 중앙정당 하부조직이다. 2002년 이른바 대선 불법자금 사건(차떼기)의 여파로 2004년 폐지됐다. 현재는 전국에 17개 시도당만 있다. 이에 따라 원내 정치인은 지역사무소를 차리고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으나, 원외 정치인은 불가하다. 지역 당원 관리 및 청년정치인 육성이 어려운 이유로도 꼽힌다. 반면 막대한 지구당 비용에 따른 불법자금 가능성, 중앙 정치 예속 강화 우려도 여전하다.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구당이 지역으로 들어가서 지방정치를 촉진할 수도 있지만 빨대효과(대도시 집중효과)가 더 우려된다”며 “ktx를 설치할 때 지방분권이 되고 지방에 돈·인력이 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교통이 발달할 수록 중앙집중화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당이 지금 부활한다고 해도 중앙당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그런 역할 정도 밖에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미 2004년에 파장을 일으키고 사라진 제도를 다시 부활시키려 한다고 이미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결국 모이는 사람은 (정치신인이 아닌) 돈을 가진 지역 유지가 될 것”이라며 “중앙당 및 시도당 위원장 조직 확장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역시 ‘선거제도 개편 등 지구당보다 시급한 문제가 훨씬 많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조진만 교수는 “지구당 제도는 보완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돈 많은 사람이 상시적으로 하부조직을 운영할 수 있어 정치신인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미 각당이 선거구마다 당원협의회(국민의힘 명칭)나 지역위원회(더불어민주당 명칭)를 둔 상황에서 지구당 폐지를 유지하는 것은 편법만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구당을 부활시키고 대신 투명한 운영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정진 입법조사관은 “지구당 문제는 2004년 폐지 직후인 2005년부터 매 국회마다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에 후원회와 사무실을 두고 직원들 조력까지 받으며 지역주민을 만나는데 원외는 모든 것이 불법”이라고 말했다. 현직 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지구당 부활에 적극적이지 않았단 지적이다.
이 조사관은 “당협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지구당을 만들고 후원도 받을 수 있게 하면 오히려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지구당을 폐지한)법이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고 힘들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욱 광명경실련 정책실장 역시 “지구당이 폐지되고 지역 사무실이 모두 사라지면서 정치 신인들은 하소연 조차도 할 곳이 없다”며 “무작정 직접 참여의 길을 넓히는 것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필요와 요구를 대표해주는 좋은 결사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지구당 제도가 빨리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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