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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구미 공장에 증설하고 있는 생산라인 중 일부 시설의 배치를 내년 하반기 마친다. 현재 SK실트론은 기존 구미 공장에 생산시설을 추가하는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4만2716㎡ 규모의 웨이퍼 공장을 추가로 짓는 게 골자다. 이 중 설치를 마친 일부 생산라인을 내년 하반기 중에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에도 생산라인 배치를 완료하고 증설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금액기준 SK실트론의 연간 웨이퍼 생산규모는 1조6327억원이다. SK실트론은 증설에 따른 물량 증가분을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SK실트론의 증설 프로젝트가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공장을 모두 지을 경우 상당한 규모의 물량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기존 대비 2배를 소폭 밑도는 수준도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증설이 끝나면 많은 물량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급계약도 마쳐…실적 회복 파란불
SK실트론은 내년 하반기 증설하는 웨이퍼의 장기공급계약도 이미 마쳤다.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둔 것이다. 웨이퍼 공급의 60~80%는 3~5년간 물량을 납품하는 장기계약 방식으로 이뤄진다. 나머지는 공급처의 요구에 따라 그때그때 웨이퍼를 납품하는 단기계약이다.
증설 라인에선 12인치(300mm) 웨이퍼를 생산한다. 12인치 웨이퍼는 메모리 반도체나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PU(중앙처리장치) 등에 쓰인다. 통상 기존 8인치 웨이퍼보다 1.5~2배 비싸다.
SK실트론은 8인치와 12인치 웨이퍼 모두 만들고 있는데 12인치 웨이퍼 생산을 늘리며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올해 SK실트론은 반도체업황 부진으로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5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으나 증설 물량이 나오면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년 반도체기업들의 감산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SK실트론으로선 기회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감산으로 불황에 대응하고 있는데 제품 가격이 점점 반등하는 상황이다. 내년 2~3분기부터는 메모리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고 웨이퍼가 추가로 필요할 경우 단기계약 물량을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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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SK실트론의 시장 점유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웨이퍼 시장에서 SK실트론의 점유율은 17.1%로 시장 3위다. 1·2위는 모두 일본 업체들로 각각 신에츠(30.5%), 섬코(24.2%)다. SK실트론이 선두업체들을 쫓아가는 모습인데 물량 확대로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다.
SK실트론의 증설이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급망 이슈가 불거진 것처럼 대내외적 변수가 발생해 웨이퍼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웨이퍼 물량을 확보할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기업들은 SK실트론을 비롯한 글로벌 웨이퍼업체들에서 웨이퍼를 공급받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 차원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대내외적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