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회장은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13년 뒤의 일이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같은 기피과의 전문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의료인력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증가를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기피과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 하반기에 있을 내년 전공의 지원시 기피과에 인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기피과 지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의대 정원을 아무리 확대하더라도 기피과 증원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의대 정원 확대가 아닌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필수의료 공백을 메꿔야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입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신 이날 안건인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은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 수준으로 하향되며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종료된다”며 “이에 정부는 비대면 진료의 효과성과 안정성을 확인해 접근성과 전문성을 높여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9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합의한 원칙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안전하게 비대면 진료를 받도록 각계 의견을 수렴해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며 “나아가 시범사업에 이어 의료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열린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의원급 중심으로 실시 △비대면 전담 병원 금지 △재진환자 중심 운영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복지부는 거듭 말을 아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현안협의체 이야기가 밖으로 나가게 되면 협의가 어려워진다”며 “합의된 문구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토론해 방향을 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발표할 예정이니 지켜봐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협은 지난달 13일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등으로 정부와의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이날 의협은 필수의료 지원책 마련을 위해 의료현안협의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비대면 진료이지만 의대 증원과 관련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되며 의사 수 부족으로 필수의료가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00년 의약분업 여파로 감소한 의대 정원 351명을 다시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