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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라남도지사를 비롯한 8명의 도지사들은 공동 성명서에서 “올해 세 차례의 시장 격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22만 7000원이었던 80kg 기준 쌀값은 올해 9월 현재 16만 4000원으로 28%인 6만 3000원이 하락했다”며 “전국적으로 쌀을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무려 4조원이 줄어든 셈”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공비축 물량 확대 △초과생산물량 신속한 시장격리 △논 타작물 재배사업 지원 정책 시행 △양곡관리법 개정 통한 쌀 수급 안정대책 의무화를 요구했다.
이어 이날 열린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는 ‘시장격리 의무화’ 조항이 담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현행법은 미곡의 과잉 생산 등으로 초과생산량이 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미곡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한 경우 초과생산량 이하를 매입(시장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매입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농림식품부 판단에 따라 시장격리가 결정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그간 민주당은 매입 요건에 해당할 경우 자동으로 시장 격리하는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주장해왔다.
이날 법안소위에 참여한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법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올 가을 법안에 근거해서 정부예산안에 시장격리 및 타작물 지원에 관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동시에 추진되어야만 당장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쌀값 안정 TF` 등 대응 기구를 만든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쌀값 폭락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에 대응책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의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4일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에 쌀값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시장격리제도가 있는데 정부가 안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민주당은 무엇을 할 수 있나”라고 묻자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양곡관리법을 개정해서 (시장격리를) 의무화해야 하는데 정부·여당이 조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지금 있는 예산도 집행하지 않고 농민과 농촌이 죽어가는 걸 방치하는 데 약간의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쌀값 폭락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15일 전북도청에서 두 번째 타운홀 미팅을 열고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민생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6일 당 지도부는 김제 농업인 교육문화지원센터에서 농민단체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