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농심과 함께 ‘라면덕션’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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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큐커’를 통해 일찌감치 식음료 컬래버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비스포크 큐커는 전자레인지와 오븐, 에어프라이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조리기기로 삼성의 대표적 새 가전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CJ제일제당, hy 등 식품기업과 손잡고 전용 밀키트를 출시하는 등 ‘쉽고 간편한 집밥’을 강조하며 큐커 마케팅을 펼쳤다. 파트너 식품사 수는 지난달 초 5개 업체가 더해지며 총 18곳으로 늘어났다. 구매 약정 서비스를 통해 가전제품과 식품을 함께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일종의 ‘구독 경제’에 뛰어든 셈이다. 서비스 ‘마이 큐커 플랜’은 저렴한 가격에 큐커를 구매하는 한편 파트너 식품사 직영 몰에서 밀키트, 신선식품, 유제품 등 식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마케팅이 먹히면서 지난달 비스포크 큐커 판매량은 10만대를 넘기는 등 순항 중이다.
이처럼 식품과 가전제품을 연계한 마케팅이 최근 가전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모양새다. 식음료 기업과 손을 잡거나 제품의 특징을 강조해 잠재 고객이 직접 식음료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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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전자는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신제품을 출시하고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고객이 직접 효모와 홉오일, 플레이버(맥주향) 등을 조합해 나만의 맥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은 홈브루로 제조한 페일에일, 스타우트 등 신선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또 고객이 원하는 맛의 맥주를 찾는 ‘맥주 MBTI’ 검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가전업계가 식음료 마케팅을 통해 새 가전을 띄우는 이유는 틈새 수요를 잡을 수 있어서다. 주력 상품이던 대형가전과 달리 식생활에 밀접한 중소형 가전을 공략하거나 아예 새로운 수요에 맞는 새 가전을 내세우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비스포크 큐커의 경우 워킹맘이나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LG 홈브루 역시 출시 직후 MZ세대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최근 인플레이션(고물가)이 심화하면서 냉장고, TV 등 기존 대형가전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일종의 ‘생존 전략’을 세운 셈이다. 업계에서는 ‘집밥’ 문화가 변화한 점도 식음료 마케팅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가전 수요는 물론이고 외식까지 힘들어지는 분위기”라며 “집에서 더욱 풍부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가전 수요를 공략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