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업종을 대상으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소급 적용이 불가하고 일부 기간에 대해서만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쥐꼬리 보상’에 분노한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영업 제한 조치를 받으면서 손실이 막대하지만 보상액은 정작 한 달치 임대료도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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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7월 7일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지만, 전체 자영업자의 15%가 3개월 치 손실보상금으로 10만원을 받는 등 온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년간 동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한 백모(64)씨는 오히려 올해보다 지난해 손실이 더 컸다고 호소했다. 백씨는 “올해는 사람들이 방역에 대한 심리가 느슨해져서 거리로 많이 나왔다”며 “작년 말쯤 거리두기 3단계 시행할 때는 매출이 80%까지 떨어지면서 심각했는데 손실보상 기준 자체가 형평성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천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최성재(63)씨는 손실보상금으로 240만원을 받았지만 임대료 220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유흥업소는 1년 4개월 동안 문을 못 열어서 임대료 손실만 3000만원인데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하니 실질적인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손실보상금) 1억을 받는 곳은 대형 나이트클럽처럼 큰 곳이고 우리같은 영세업소는 소액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는 유흥업주들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방역 대책도 지적했다. 똑같이 주류를 판매해도 노래연습장은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 오히려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유흥업소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음악산업진흥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래연습장은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
노원구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이선화(56)씨는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손님들이 유흥업소보다는 노래방으로 간다. QR코드 내역을 보면 하루에 손님이 한두명뿐이다”라며 “그동안 아예 장사를 못해서 기계도 다 망가지고 수리하느라 작년부터 1억 정도 손실을 봤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또 다른 유흥업주 김순희(54)씨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오히려 노래방에 손님을 몰아주는 꼴이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씨는 “솔직히 노래방도 몰래 다 술 팔고 아가씨 부르는데 우리처럼 합법적으로 하는 곳을 막는 건 이해가 안된다”며 “세금은 어마어마하게 다 받으면서 무조건 유흥업소들만 잡는다”고 말했다.
단체는 이날 집회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사에 정책질의서를 제출했다. 민상헌 총연맹 공동대표는 “정부가 사태의 엄중함과 심각성을 깨닫고 피해 자영업종에 대한 차별 없는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손실보상과 소급 적용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이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이날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의 릴레이 규탄 집회를 비롯한 강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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