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스멀스멀…비수도권도 '풍선효과'에 떤다

이용성 기자I 2021.07.13 15:49:28

신규 확진자 수 일주일째 1000명대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 갈수록 증가세
코로나19 전국 확산 위기감 조성
"비수도권·수도권 방역 같이 움직여야"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비수도권에서도 ‘풍선효과’를 우려하며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울·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동일한 ‘방역 조이기’를 통해 확산세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진행되자 13일 강원 강릉시 관계자가 경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일주일 사이 15.2%→27.6%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150명으로 지난 7일 1212명 이후 일주일 째 1000명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흘러가던 확산세는 비수도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7일부터 13일까지 전체 확진자수 중 비수도권의 확진자 비중은 15.2%→19.0%→22.1%→22.7%→24.7%→27.1%→27.6%로 꾸준히 증가했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8일 “수도권의 유행이 확산되는 경로는 대부분은 감염된 지 모르시는 상황에서 비수도권을 방문해서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거나 아니면 가족 ·친지들 간의 지인 모임을 통해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방역 수칙을 피해 휴가철 ‘원정’에 나서거나 지방 출장 등으로 수도권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충청북도에 거주하는 조모(28)씨는 “수도권에서 감염이 전파될까 주변에서 걱정한다”며 “언제 감염이 확산해도 이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에 사는 직장인 최모(27)씨는 “여름에 사람들이 부산에 많이 오는데 곧 코로나19가 부산도 그렇고,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좁은 우리나라에서 거리두기를 지역마다 다르게 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토로했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추모(57)씨도 “언제든지 지방으로 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비수도권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위기감 고조…“수도권·비수도권 같이 움직여야

긴장이 고조되자 지자체들은 선제적인 방역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 중이던 대구시는 “수도권과 인근 광역시의 엄중한 방역 상황으로 환자가 급증할 수 있고, 선제적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며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할 방침이다.

광주광역시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15일부터 25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충청남도도 13일 0시를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 중인 지역은 강원권(춘천시) 1곳, 2단계는 수도권 일부 지역(인천 강화군·옹진군)과 충청권 2곳(대전·충남), 경남권 3곳(부산·통영시·남해군), 제주도 1곳이다.

전문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하나로 보고, 같은 수준의 방역 수칙을 세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바이러스가 비수도권까지 전파가 되어 있는 듯하지만, 단지 수도권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으므로 확진자수가 안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라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이어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비수도권 또한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격상해 수도권과 방역을 같이 움직여 확산세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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