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율 105%' 허용 연장 시사…"코로나 대출지원 지속"

이승현 기자I 2021.02.03 12:00:00

당국, 만기연장 이어 LCR·예대율 규제완화 연장 검토
"은행권 배당 20% 권고, 코로나 위기 극복 조치"
중금리대출 활성화 목표…"인터넷은행이 적극 나서라"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금융당국이 현재 시행 중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예대율 등 금융규제 완화조치를 더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계속 해달라는 취지다.

당국은 은행권에 순이익의 20% 이내 배당을 권고한 것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자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은 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 등 이어 규제완화 연장 검토

금융당국은 당초 오는 3월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대출의 원금 만기연장과 이자유예 조치를 한차례 더 연장키로 공식화했다. 이자유예에 대해선 은행권이 크게 반대했지만 당국은 이를 강행했다. 차주는 유예기간 종료 후 상환 부담이 일시 집중되지 않도록 유예원금을 분할상환하는 방안을 은행과 상의해 결정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더해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금융규제 완화조치도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대상은 오는 3월과 6월 각각 종료 예정인 LCR 규제 완화와 예대율 규제완화 등이다.

LCR는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은행이 일시적으로 거액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규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코로나19 금융지원 확대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난 4월 이 규제를 완화했다. 외화 LCR은 8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원화와 외화를 합한 통합 LCR는 100% 이상에서 85% 이상으로 낮췄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통상 100% 이하가 기준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금융지원 확대를 이유로 올해 6월까지 100% 기준에서 최대 5%포인트를 넘어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이 조치의 추가 연장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정상화 조치가 진행돼도 차주 등이 적응할 기간을 충분히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은행이 코로나 만기연장 등에 대비해 자본건전성을 유지토록 충당금을 적립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지주와 은행에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개별 기업의 경영사안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상황에서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유지하려면 자본충실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에 대해선 배당제한 권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가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 적극 나서라”

올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함에 따라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도 추진한다.

거래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Thin Filer)를 위해 저축은행의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중금리대출 취급이 많은 저축은행에는 예대율 규제 완하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역할을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의 본래 설립 취지인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포용적 금융 제공에 적극 나서달라는 것이다.

권대영 국장은 “인터넷은행들이 편의성에선 기대를 충족하지만 중금리 대출 부분에선 상당히 미흡하다고 판단한다”며 “인터넷은행들이 기본 체계를 갖췄으니 올해는 집중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와도 중금리 대출 등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등 금융사 오프라인 지점의 급격한 감소문제에 대해선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기로 했다. 금융당국도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른 지점감축 필요성을 인정한다. 다만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선 일정 수준의 점포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지점 폐쇄결정 이전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해 당국에 보고하고, 신설 및 폐쇄 정보를 매년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우체국의 금융사 업무위탁 취급 범위를 확대해 지점 폐쇄 때 우체국을 대체수단으로 이용토록 할 방침이다.

지역사회 제 1·2 금융사의 점포 위치와 서비스 등을 통합 제공하는 범금융권 앱인 가칭 ‘금융대동여지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앱은 점포와 ATM기 위치는 물론 운영시간, 폐쇄 예정 점포 및 대체점포, 수수료 등 정보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에 대해선 경영감독 강화를 위해 대주주 수시 적격성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금융위 승인없이 경영권이 변경된 경우 등에는 필요시 즉시 심사할 계획이다.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대주주 요건과 인적·물적요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금융당국은 디지털·비대면 혁신 촉진과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보험산업 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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