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소재 국민대 캠퍼스. 공학관을 출발한 9인용 자율 주행 트램(노면 전차)을 보던 사람들은 트램이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김지수(23)씨는 “잠깐 친구를 보러 왔다가 얼떨결에 행사를 구경하게 됐는데 평소 생각하던 것보다 신기한 기술들이 많다”며 “이런 자율 주행차를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하다”고 감탄했다.
◇자율 주행 트램·3D 프린터…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현장
이날 ‘미래를 향한 도전, 국민이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이 열렸다. 자율 주행에 성공한 무인 자동차부터 국내 최대 크기의 3D 프린터 등 미래의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20여개의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친환경 자율주행 트램’ 체험 부스는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 친인간지능형자동차공학과 석·박사 과정생들이 모인 ‘무인차량연구실’에서 준비했다. 자율주행 트램은 공학관을 시작으로 본부관까지 이어지는 680여m를 주행했다.
코스 중간에는 200m간격으로 정류장이 있어 트램을 타기 위한 관람객들이 줄지어 기다렸다. 최대 탑승 인원이 9명인 이 트램은 시속 10㎞ 정도로 달리며 경사가 있는 구간이나 평지를 가리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관람객들을 실어날랐다.
5m정도 앞에 사람을 포함한 물체가 나타나면 트램은 이를 인지하고 운행을 멈췄다가 장애물이 사라진 뒤에야 다시 출발했. 트램을 직접 탑승해 본 이대형(48)씨는 “전기를 사용해 공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짧은 구간이지만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운행한 것 같다”며 “4차 산업을 이끌 미래 인재들을 보니 뿌듯하고 장하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장 주변 광장과 건물에는 자율주행 트램 체험 부스 외에도 3D 프린팅·스마트 패션 등 다양한 체험형 부스가 마련됐다. 각 부스에는 5~10명 정도의 내외빈들이 모여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3D 프린팅관 부스에는 최대 가로1m×세로2m 크기의 다양한 3D프린터 20여대가 설치돼 있었다. 관람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작동을 하며 실시간으로 입체 물품을 만들어냈다. 3D프린터는 가느다란 실처럼 된 플라스틱 소재 재료를 미리 컴퓨터로 입력된 틀과 모양에 맞게 아래에서부터 뿜어내며 제작했다.
체험부스를 준비한 대학원생 유호길(VR디자인학과·1학년)씨는 “세부적인 디자인이나 완성도에 따라 같은 물품도 만들어내는 시간이 다르다”며 “여름방학 때부터 학과 대학원생 8명 정도가 밤샘 업무까지 하며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비속어 이모티콘 자동 전환 앱 신기
비속어를 이모티콘으로 순화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바른말 키패드’ 부스도 볼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학부에서 준비한 이 부스에는 해당 앱을 설치한 뒤 직접 스마트폰 자판으로 비속어를 입력하면, 닭이나 강아지와 같은 이모티콘으로 자동 변환됐다. 이 앱은 현재 13여만회 이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진형(18·여)양은 “평소에 친구들과 장난식으로든 비속어를 사용하면서 채팅을 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이모티콘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직접 눈으로 보니 귀엽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하고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4차 산업 인재의 육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번 행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지수 총장을 비롯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 등 외빈들과 국민대 학생과 교직원, 인근 지역 주민을 비롯한 500여명의 관람객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