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권리당원의 표 비중 확대로 인지도가 높고 거친 입담의 정 전 의원이 한결 유리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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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당대회까지만 해도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100%로 치러졌다. 이번에는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방식(중앙위원 100%)으로 치러졌다면 정 전 의원이 예비경선 단계에서 조기탈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가 2026년 지방선거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 전 의원의 과거 전력은 중대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바꾼 룰에서는 정 전 의원의 높은 인지도가 빛을 발했다. 그는 2011년 정치팟캐스트 ‘나는꼼수다’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함께 유명세를 탔고 최근까지 정치유튜브채널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주된 민주당 지지자인 40~50대에서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현 지도부가 ‘너무 얌전하게 싸운다’면서 불만족을 느낀 강성 민주당원들이 정 전 의원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재명 전 대표의 온라인 팬클럽에서는 ‘정봉주가 더 나은 것 같다’는 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처럼 현 정부와 더 잘 싸울 것 같다는 기대감이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상황에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가정폭력으로 벌금까지 낸 정 전 의원이 당대표 옆자리에 앉는다는 것이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상황 수습에 나섰다. 지난 21일 그는 김민석 의원 등을 자신의 라이브방송에 출연시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한테도 출연 기회를 줬지만 김 의원의 출연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가장 길었다.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라이브 방송에 가장 짧게 출연했다. 두 사람이 나눴던 얘기도 주로 과거 사담이었다. 이 전 대표는 정 전 의원과의 라이브방송을 마친 후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번 최고위원 경쟁을 정말 치열한 것 같다”면서 “당원 여러분들은 잘 지켜봐주시고 어떤 분이 민주당에 도움이 될지,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될지 살펴봐달라”고 간곡히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