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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 관련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 회장은 신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연구개발(R&D)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언급했다.
이 회장이 새해부터 차세대 통신 기술을 살핀 건 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크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오는 2030년을 전후로 본격 상용화가 예상되는 6G는 5G보다 더 큰 일상의 변화를 불러올 기술로 꼽힌다. 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은 AI와 자율주행차, 로봇 등 미래가 유망한 신산업군에서 빠른 데이터 전송을 돕는다. 메타버스와 확장현실(XR) 기기 등에도 필수다. 차세대 통신 기술은 미래 산업 곳곳에 깔릴 혈관인 셈이다.
향후 삼성전자의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차세대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삼성판 챗GPT인 ‘삼성 가우스’로 AI 서비스의 발을 뗐고 자회사 하만은 전장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용자 보행을 돕는 헬스케어 로봇과 XR 기기의 출시도 준비 중이다. 모두 빠르고 많은 데이터 전송이 요구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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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5년 뒤 네트워크 사업의 주력 먹거리가 될 6G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단순히 6G 기술의 점검을 넘어 성장성이 유망한 분야에서 삼성의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중요한 인프라’ 꼽은 JY…“미래 먹거리 힘 싣겠다는 의지”
이 회장은 3년 전부터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다. 그는 지난 2021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은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해왔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내고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6G 이전부터도 이 회장은 통신 기술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지난 2019년 1월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을 찾았다. 새해 벽두부터 현장을 방문해 통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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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기업 총수들의 움직임은 메시지 그 자체”라며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새해 첫 행보는 그만큼 중요한 경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이 회장이 차세대 통신 기술을 직접 살펴 AI와 자율주행차 등과 연관되는 미래 먹거리를 그룹 차원에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