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의 독주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 합작공장 설립은 사실상 IRA를 무력화한 것으로, 미국 시장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중국 CATL과 손을 잡고 미국 미시건주에 35억달러(약 4조4467억원) 규모의 인산철 리튬 배터리 공장 건설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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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포드와 CATL은 버지니아주에도 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등 정치적 부담에 버지니아 주정부가 이를 거절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CATL과 포드의 합작 공장 설립으로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가게 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 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주에 각각 합작 1~3공장을 짓기로 했다. 1공장은 이미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고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3개의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CATL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배터리 업체이다. 최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CATL은 191.6GWh의 배터리를 공급, 전체 시장의 37.0%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성장률만 92.5%에 이른다.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이 크게 확대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배터리업체 3사는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점유율은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18.5% 성장한 70.4GWh로 2위(13.6%)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19.7%에서 13.6%로 감소했다.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이 주력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고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해 저가용·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탑재돼왔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보급형 전기차 공급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CATL과의 협력은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7월 포드는 올해부터 전기차 머스탱 마하-E 모델에, 내년 초부터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CATL의 LFP 배터리 팩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포드-CATL 합작법인이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달 중 ‘배터리 부품 및 핵심광물 요건 가이던스’ 최종안이 나올 예정으로 세부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중 갈등을 고려했을 때 IRA 규정에 이번 포드-CATL 합작법인을 예외로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CATL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을 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