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말 취임한 후 LG에너지솔루션은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원자재 확보는 물론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권 부회장은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핵심 소재에 대한 선제적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사가 미국의 리튬 생산업체와 계약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 계약을 체결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컴파스 미네랄로부터 생산량의 40%를 7년간 공급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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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규모는 90억 달러(약 11조원6000억원) 규모로 배터리 핵심 광물을 확보하고 광물 제련과 양극재 등 소재까지 생산하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생성하는 내용이 될 예정이다. 현재 ‘논바인딩 투자협약’ 상태이나 인도네시아 측이 적극적으로 사업 의지를 보이고 있어 곧 본계약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니켈의 세계 최대 매장국으로 니켈의 광석 수출을 금지하고 직접 광물을 가공·산업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배터리사로서는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세계 1위 배터리사인 중국의 CATL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밸류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 초에는 독일의 벌칸 에너지와 수산화리튬 4만5000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처를 유럽으로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그간 호주와 칠레, 중국 등에 국한된 공급처를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는 첫걸음이었다는 평가다. 이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5년간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약 10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수산화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에서 핵심 원자재를 추출하는 ‘배터리 리사이클’ 분야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LG화학과 함께 각각 300억원을 투자,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했다. ‘라이-사이클’은 2016년 설립된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배터리를 재활용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해내는데 전문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분 투자와 함께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하면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부터 10년에 걸쳐 니켈 2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기준 3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앞으로도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핵심 소재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브라질 시그마 리튬, 호주 라이온타운 등 리튬 정광(수산화리튬 원료)을 생산하는 해외 광산업체들과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일부 국가에 편중된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경영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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