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오르기까지 ‘우여곡절’겪은 朴, 56차례 박수받아

이준기 기자I 2015.10.27 16:42:0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41분. 그러나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기까지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보이콧은 하지 않기로 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신 ‘국정화 반대’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의 품격을 생각해달라”며 피켓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모니터에 피켓을 내걸었다. “의장 말을 안 들을 거면 여기 왜 들어왔느냐”(김성태 의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연설시간은 예정보다 15분 늦은 10시15분에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피켓 소동이 일었던 당시 국회의장실에서 5부 요인ㆍ여야 지도부와 10여 분간에 걸쳐 환담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일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국정화 태스크포스(TF)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맞대응하기보단 배석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내용을 좀 알아보시죠”라고만 짧게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두 사람의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지만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10시56분까지 약 41분간 지속됐으며, 모두 56차례에 걸쳐 박수를 받았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설훈·이목희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국정화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자 먼저 퇴장하는 모습도 보이며 시위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시정연설 내내 자리를 지켰으나 때때로 박수를 치지 않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시정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역시 ‘경제’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준비한 1만2900여자 분량의 연설 원고에서 경제를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지난해 연설에서도 박 대통령은 경제를 59회나 발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청년’(32회), ‘개혁’(31회), ‘일자리’(27회), ‘국민’(26회), ‘혁신’(20회) 등도 비중있게 언급하며 자신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의중을 드러냈다. 첨예하게 대립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역사’라는 단어는 모두 11차례 언급했으며, ‘교과서’는 4번, ‘교육’은 2번 거론했다.

朴대통령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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