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는 이달에만 2.30% 내리며 7월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6개월 연속 코스피 지수가 내린 것은 IT 버블이 있었던 2000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7개월 연속 하락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이 유일하다.
상반기 밸류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선) 기대감을 키웠으나 하반기 악재가 쏟아지며 주저 앉았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면서 5만 3200원에 올 한해를 마무리했다. 또한, 엔캐리트레이드로 인한 증시 폭락, 트럼프 당선 리스크에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불안까지 겹치며 외국인 수급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국장 탈출’이라는 신조어 속에 개인투자자마저 인내심을 잃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된 탓에 증시가 다시 하락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크로 상황 및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운데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며 당분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려 목소리가 크나 변화의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의 엑소더스는 탄핵을 정점으로 속도가 줄었고 저가매수를 노리는 수급 유입도 이뤄지는 중이다. 주요기업의 실적 추정치는 부정적이나 하락 강도는 둔화되고 있다. 미국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조선과 고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더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내년을 시작하게 됐다”며 “정치적 리스크 완화 여부 등을 지켜보며 내년 반전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