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짝꿍 앱 '카나나' 공개…"내 감정과 대화 맥락 이해"(종합)

최정희 기자I 2024.10.22 15:16:57

이프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2024 개최
카톡과 별도 앱 '카나나', 연내 테스트 후 내년 출시
정신아 "수십 조 안 들이고 가장 실용적 해법으로 접근"
기대했던 AI서비스 '카나나' 공개에도 카카오 주가 5% 하락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카카오(035720)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카카오톡과 별도의 앱 ‘카나나(kanana)’를 통해 대한민국 누구나 사용자 본인의 감정과 대화 맥락을 잘 이해하는 ‘AI짝꿍’을 하나씩 갖게 된다. 카나나는 연말까지 사내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출시된다.

◇ 2년 만에 개최된 ‘이프카카오’, AI서비스 ‘카나나’ 공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2일 경기도 용인 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kakao)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사용자 ‘나’에 집중해 나의 감정과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AI페르소나(Persona·인격적 실체를 가진 가상의 인물)’로 관계형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한 AI메이트 ‘카나나’를 연말 사내 테스트 버전으로 출시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나나가 일반에 공개되는 시점은 내년이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2일 경기도 용인 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kakao)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출처: 카카오)
이프카카오는 카카오 그룹의 기술 비전, 성취를 공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로 2018년 처음 시작해 작년을 제외하곤 매년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관심은 카카오가 어떤 차별화된 AI서비스를 내놓느냐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카카오의 ‘카나나’ 공개에도 이날 카카오 주가는 5% 가량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의 AI전문 자회사였던 카카오브레인은 작년 상반기 카카오톡에 친구 추가를 통해 AI챗봇 ‘다다음’의 베타 서비스를 공개했지만 출시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카카오는 AI서비스를 재정비한다는 차원에서 올 상반기 카카오브레인과 합병 후 AI서비스 조직 ‘카나나’를 만들었다. AI짝꿍 앱 이름도 조직의 이름을 그대로 따 ‘카나나’로 지었다. 카나나는 ‘가장 나다운 AI’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나나는 나의 감정, 일정, 대화 등을 모두 기억해 나와 주로 채팅을 하는 AI캐릭터 ‘나나’와 그룹채팅방에서 도움을 주는 AI캐릭터 ‘카나’로 나뉘어진다. 나나는 나의 대화, 일정 등을 모두 기억하는 AI비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나와의 채팅’ 뿐 아니라 내가 소속된 ‘그룹채팅’에도 모두 참석한다. 이상호 카카오엑스 성과리더는 “나의 메이트(Mate·친구, 짝꿍)인 ‘나나’는 항상 제 옆에 있고 모든 그룹 대화에서도 항상 내 뒷자리에 있다”며 “그룹 채팅에서 ‘나나’에게 귓속말을 통해 데이터 장소를 추천받을 수 있고 그룹 대화에 뒤늦게 참여했다면 그동안의 대화를 요약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카나는 각 그룹채팅방에서만 활동해 그룹 내에서의 대화를 모두 기억해 제공해준다. 예컨대 공부 모임에서 공유되는 PDF파일을 기반으로 시험 문제를 내기도 하고 채점도 가능하다. 이 성과리더는 “챗GPT 등을 포함한 글로벌 AI서비스들은 대부분 1대 1 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룹 안에서 개인 비서처럼 AI를 쓸 수 있지만 그룹 단위로 도움을 주는 AI는 ‘카나’가 글로벌 최초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나의 대화와 기억을 공유하는 AI짝꿍을 갖게 된다면 언젠가는 AI짝꿍이 나를 대신해 다른 AI짝꿍과 정보를 교환하는 날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카나나’에 적용된 언어모델, 멀티모달 언어모델, 비주얼 생성형 모델 등 주요 생성형 AI모델을 소개했다. 언어모델은 용량에 따라 △카나나 플래그 △카나나 에센스 △카나나 나노로 분류되는데 에센스, 나노 모델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자체 생성형AI 개발에도 ‘비용 절감’에 초점

카카오는 AI서비스를 내놓는 데 있어 비용 절감을 우선에 두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수십 조원 단위의 자본이 사용되지 않으면서 가장 실용적인 해법으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겠다”며 “내부의 인프라에서부터 B2C서비스까지 전 단계의 역량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카나나는 카카오의 자체 생성형AI 모델 뿐 아니라 오픈소스, 글로벌 언어모델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두루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Model Orchestration)’ 방식을 채택했다.

정 대표는 “현재 출시된 각각의 모델은 추론, 이해, 수, 코딩의 각 영역에서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모든 요소에서 종합적으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는 곳은 없다”며 “카카오에서 만든 AI서비스는 각 질문에 가장 좋은 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조합하고 같은 성능을 내는 모델 중 가장 비용이 낮은 모델을 선택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라는 이름으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기반의 생성형AI를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에 모두 활용하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자체 언어모델 뿐 아니라 해외 언어모델 등을 섞어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카카오는 또 내달 카카오톡에 선물 등을 추천하는 ‘AI커머스 MD’를 출시한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AI를 통해 소비, 주식, 세무, 은퇴 상담까지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고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택시 플랫폼 개발을 위해 11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서울 강남권, 경기도 판교, 대구, 제주 등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카카오는 AI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 정책 측면에선 AI 안전 이니셔티브 ‘ASI’라는 자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고, 기술적 측면에선 ‘세이프가드 바이 카나나(Safeguard by kanana)’를 개발했다. LLM을 활용, 이용자와 AI간 상호 작용의 안전성을 판단하며 문제가 될 경우 조치를 취하게 된다.

정 대표는 “올해 카카오를 이끌게 되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라는 카카오 미션을 만들었다”며 “이에 맞는 AI방향은 학습해야 하는 AI가 아니라 사용자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전달되고 해석되는 AI”라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경험이 AI시대에서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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