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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마치 천사가 나타난 듯한 형체를 보게 됐다고. 그 형체의 실체는 바로 A씨의 그림자였다. 그런데 그 그림자 주변으로 무지개 같은 빛의 테두리가 머리 주변을 밝히는 듯 보였다.
이는 기상광학 현상인 ‘브로켄 현상’으로 알려졌다. 이 현상은 독일 브로켄 산에서 처음 목격돼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주로 산 정상에서 나타나며 특정한 조건이 갖춰져야 형성되기 때문에 관측이 쉽지는 않다.
브로켄 현상은 주로 산꼭대기에 있는 사람 앞에 안개가 끼어 있고 뒤에서 해가 비칠 때 그 사람의 그림자가 안개 위에 비치면서 그림자 주변으로 무지개 테가 둘러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같은 현상을 몰랐던 과거에는 요괴나 귀신 등으로 오해했으나, 현재는 산악인들 사이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씨는 “보기 어려운 장면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마침 딱 알맞은 시간과 장소에서 이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브로켄 현상은 제주 지난해 8월에도 제주에서 목격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도 촬영된 바 있다.
지리산을 올랐다가 이를 목격한 B씨는 “정상에서 사진을 찍다가 갑자기 이상한 무지개가 보여 셔터를 눌렀더니 그 속에 내 그림자 형상이 있어 놀라웠다”며 “평생에 담기 어려운 이 특별한 현상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사진으로 담아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