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이탈하면서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그동안 지수 반등을 이끌었던 반도체 대표주와 2차전지 관련주가 함께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특정 업종이 주도하던 흐름에서 대내외 호재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이 좌우되는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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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후 국내 증시를 순매수해온 외국인은 ‘팔자’로 돌아섰다. KRX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도상위종목에 LG화학(051910)과 SK하이닉스(000660), 엘앤에프(066970)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항암 제약사인 아베로 인수 소식 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LG화학을 제외한 두 종목은 그간 외인이 집중 매수해오던 반도체 대장주이자 2차전지 관련주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저조했던 테슬라 실적 발표가 2차전지주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005930)와 NAVER(035420)(네이버), POSCO홀딩스(005490)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전자를 652억 원어치 집중 매집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기관 매도세에 밀려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54%(300원) 하락한 5만5500원에 마감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가 주춤한 사이 원자력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폴란드에 원자력발전소 신축 사업 수주 관련 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상한가를 기록한 지투파워(388050)와 24.13% 오른 한신기계(011700) 등 다수 종목이 올랐다.
반면 금융·증권주는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수수료 수익 대폭 감소에 따른 3분기 실적 우려가 확대된 탓이다. 부동산PF발 유동성 경색 우려가 불거진 것도 악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국내 유동성 경색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대외 긴축 우려에 악재가 더 붙은 상황인데 단기 자금 시장 상황 및 금융 당국의 안정 정책 강도에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잡히지 않은데다 기업들의 자금경색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주도주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종목별로 실적 등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