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후 열린 개막행사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 사장 등 유가족과 외부 인사, 한진그룹 전·현직 임원 등이 참석했다. 조 선대회장 흉상 제막 행사도 함께 가졌다.
조 선대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담은 뒤 회사를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일궈냈다. 아울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 향년 70세 일기로 별세했다.
이번 사진전은 조 선대회장 사망 3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 주제는 ‘하늘에서 길을 걷다… 하늘, 나의 길’이다. 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길’이다. 1관에서는 조 선대회장이 비행기에서 촬영한 하늘 모습과 다양한 대지 풍경을 담은 작품 30점을 전시한다. 2관에서는 풍경사진 15점과 달력 10점, 고인이 평소 아꼈던 사진집, 카메라, 가방 등의 유류품을 볼 수 있다.
조 선대회장은 당시 신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 터키 등 미취항지를 직접 찾아 여행에 적합한 곳인지, 새로운 노선을 개설할만한 곳인지를 직접 확인했다.
전시작들은 출장길에 오른 조 선대회장이 상공에서 바라본 국내외 명소를 담고 있다. 스위스 출장 중 알프스 이국적인 겨울 풍경을 담아낸 ‘제네바에서 체르마트를 가는 길’을 비롯해 이집트 지혜와 미의 여신인 이니스를 모시는 아스완 필래 신전의 회랑 모습을 찍은 사진, 중앙아시아 티무르 왕조 영묘인 누르 에미르 모습을 광각렌즈로 담아낸 사진, 세계적인 화가 르누아르가 마지막 생애를 살았던 집 정원의 올리브 나무 숲을 찍은 사진 등이다.
조 선대회장은 부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은 뒤 평생 사진촬영을 취미로 삼았다. 출장길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은 것은 일화로도 잘 알려졌다. ‘앵글 경영론’이라는 경영철학도 사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카메라 앵글을 바꾸면 같은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조 선대회장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해외기업 CEO, 주한외교 사절 등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2009년엔 틈틈이 찍은 사진 124점에 해설을 붙여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사진에 대해 재능을 가진 인재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딴 ‘일우 사진상’을 재정했다. 일우 사진상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이날 개막행사에 참석한 조현민 사장은 가족 추모사를 통해 “일과 가족밖에 몰랐던 아버님이 쉬시기 위해서 어쩌면 이 지구가 너무 작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버님을 다시 만나면 딸이라 너무 행복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단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고, 너무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과 함께 출장길에 나서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며 “바쁜 와중에도 카메라를 챙겨 같은 풍경을 각자 다른 앵글로 담아내고, 서로 사진을 보며 속 깊은 대화를 나눴던 일들 하나하나가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