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가 관내 지구대·파출소 경찰관을 대상으로 처리 사건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시상하는 ‘영등포 런닝맨’을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사기를 독려하고 동기부여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자칫 경쟁이 심화하고 중요 사건만 처리하는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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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도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 말고도 24시간 현장에서 뛰며 크고 작은 사건을 처리한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경찰청에서 칭찬 플랫폼에 등재된 사례 중 우수 사례를 선정해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하는 제도가 있는데, 여기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서 차원에서 따로 격려를 하자는 의도다.
개인에게 부여된 점수는 월말마다 영등포서에서 최종 집계한 뒤 1위부터 3위까지만 선발한다. 1위에겐 영등포경찰서장 표창장, 2위와 3위엔 장려상을 수여하는데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4위부터는 순위 공개를 하지 않는다. 아울러 개인뿐 아니라 지구대·파출소 단위별로 상·하반기 우수 관서를 선발하는 ‘MVP 지역관서’ 제도도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
현장에선 해당 제도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서울 영등포구 A지구대 경위는 “요즘 스토킹이나 데이트폭력 등은 모두가 신경 쓰는 범죄라 경찰서 차원에서 포상과 인사고과로 격려해주는 건 좋은 것 같다”며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우수사례도 나올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 B파출소 경위는 “스토킹 범죄의 경우 무조건 범인으로 몰아가면 위험한 사건인데 무고한 시민을 검거하려고 할 수 있어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경찰 보호와 출동이 정말 필요한 노숙인과 주취자 처리는 점수가 낮게 집계돼 상대적으로 경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영등포 런닝맨은 잘하는 직원을 독려하는 차원이고, 줄세우기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누가 하위 순위인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취지에 대한 오해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