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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 '韓美정상 통화' "늦장·부실" 비판…與 "정치공세"

유태환 기자I 2017.08.07 15:24:02

자유한국당·바른정당 7일 논평 통해 정상통화 비판
한국당 "만시지탄"…바른정당 "시기·내용 우려"
민주당 "정치공세로 불안감 만들지 말라" 반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10일 밤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월 29일 사우디 국왕과 통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통화에 대해 이미 때가 늦었다며 맹비판했다.

북한의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급 도발 이후 문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느라 인제 와서야 한미정상 통화가 이뤄졌다고 날을 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세이자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정치공세’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서 통화버튼을 누르기까지 우리 국민들이 학수고대하던 전화로, 그 긴긴 시간은 세계역사상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성공 이후,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문 대통령의 대응을 지켜보았다. 안보에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휴가기간이라는 이유로 한·미 군사동맹의 파트너와 통화하지 않았다.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국민들은 조바심만 냈을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 사이 일본의 아베 총리는 시험발사 3일 만인 7월 31일 신속하게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진행하였고, 미국 조야에선 ‘코리아패싱’ 아이디어가 고개를 들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일체 언급 없이 요지부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이제라도 전화 통화를 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지났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이나 참으로 다행스럽다”면서도 “현재의 엄중한 안보 위기를 상기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늦장·부실통화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역시 “통화 시기와 내용 모두 우려스럽다“며 혹평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북한을 제재하자고 결의한 이 마당에 언제까지 실효성 없는 근시안적인 대화만을 외치고 있을 것인지 답답하다”며 “더구나 한미FTA와 대한민국 안보를 묶어서 협상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속 끌려가는 듯한 모습도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 간 통화가 늦어진 것도 우려되지만 통화내용 역시 국민들의 기대에 미흡했다”며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미국 대통령과 즉각적으로 통화하고 빠르게 대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민주당은 보수야당의 이같은 지적에 “야당은 정치공세로 불안감을 만들지 말고 대통령의 이런 국정운영에 대해 협조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미사일 발사 며칠 전부터 (도발)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휴가를 다녀 와서 외교적 절차를 밟아 통화한 걸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는 북핵과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통화”라고 설명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는 외교적 절차란 것이 있다”며 “사전에 조율과 논의가 된 다음에 통화한 것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비판은) 외교적으로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보수야당의 공세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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