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대(사진) 한국은행 노조위원장은 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펼쳐진 혼란스러운 정국을 이처럼 판단했다.
강 위원장은 계엄부터 탄핵 소추 등에 이르기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그는 “당장은 환율 통해 대한민국 디밸류에이션(평가 절하)이 이뤄지고 있고, 이것이 물가를 통한 민생경제 위협과 가계 및 기업 등 전반에 걸쳐 민간 재정 여력을 악화시킬까 우려된다”면서 “국내외 경제주체가 납득할 정치 해법과 빠른 국정운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위원장은 “이번 계엄 여파로 구직시장, 수출시장이 막히고 내수 침체로 고통받는 서민경제를 생각할 때 금융권 노조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 보여줘야 한다”면서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한 경제는 결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신뢰로 먹고사는 금융권은 우리 사회 신뢰자본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 수뇌부에게 “‘애민’의 마음으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안정에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한은 노조는 지난 4일 ‘윤석열 내란 사태 특별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계엄 망동이 아닌 민생안전에 매진하라”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성명서는 “한국은행 임직원이 땀 흘려 일구어 가고 있는 금융 안정, 외환시장 안정에 이토록 찬물을 끼얹은 윤석열 대통령은 경거망동하게 계엄령 따위 꿈에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고, 국제적 망신을 준 윤석열 대통령은 후안무치한 도발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심판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은과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기업 노동조합 중심으로 구성된 금융공공성강화투쟁위원회는 이날 12·3 비상계엄 및 내란 사태 관련 공동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에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