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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로부터 최신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2’를 대여받아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에어팟 프로2’는 기존 애플 ‘에어팟’ 시리즈의 프리미엄 모델이다. 가격은 35만9000원으로 일반 3세대 ‘에어팟’ 시리즈(25만9000원)보다 10만원이 더 비싸고, 동급의 프리미엄 제품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버즈2 프로’(27만9000원)보다도 8만원이 더 나간다.
과연 ‘비싼 값’을 할지 궁금했다. 단순히 애플 브랜드의 프리미엄인지, 실질적으로 돈을 더 지불하고 구매할 가치가 있는지 말이다. 우선 외관 디자인을 보면 전작(에어팟 프로)에 비해 일부 변화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충전케이스의 라이트닝 단자 옆 스피커다. 기존엔 에어팟 본체에만 스피커가 달렸었지만, ‘에어팟 프로2’에선 케이스에도 스피커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내 에어팟 찾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어버드의 볼륨 조절 기능도 새로 생겼다. 기존엔 음악 재생과 ANC 기능을 켰다끄는 기능만 있었는데, 이번엔 이어버드 기둥을 위아래로 스와이프하면 음악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음악 볼륨을 조절할 수 있게 돼 편의성에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사람마다 다른 귀 모양에 맞도록 맞춤형 이어팁도 4개씩 제공하는 점도 인상 깊었다.
그렇다면 기능적인 업그레이드는 얼마나 됐을까. ‘에어팟 프로2’는 ‘H2’라는 시스템온칩(SoC) 반도체를 품었는데, 이는 음질,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등의 기능을 대폭 끌어올려준다. H2칩을 통해 ‘에어팟 프로2’의 더 정교한 소음 제어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ANC는 최근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일종의 외부 소음제어 기능인데,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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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에어팟 프로2’의 음질 자체가 타 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좋지는 않다. H2칩 탑재로 극강의 ANC 기능을 갖췄지만 음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2 프로’가 개인적으론 더 나았다. 실제 최근 미국 CNN의 소비자전문매체 ‘CNN언더스코어드’도 “‘갤럭시 버즈2 프로’가 ‘에어팟 프로2’보다 고해상도 오디오, 넓은 음역을 제공한다. 다만, 소음 차단 기능과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은 ‘에어팟 버즈2’가 더 낫다”고 평가한 바 있다.
늘어난 배터리 사용 시간도 장점 중 하나다. ‘에어팟 프로2’는 ANC 사용시 최대 6시간 들을 수 있다. 이는 전작대비 33% 향상된 배터리 성능이다. 충전케이스 사용시엔 전작대비 6시간 더 길어진 총 30시간 동안 ANC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에어팟 프로2’는 ANC에 특화된 무선이어폰이다. 시끄러운 곳에서 무선이어폰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에어팟 프로2’가 안성맞춤일 듯 하다. 다만, 음질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귀가 약한 사람이라면 ‘에어팟 프로2’는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 ANC는 분명 좋은 기능이지만 너무 오래 사용할 경우 일부 사람들의 경우 멀미 현상을 느끼기도 한다. 기자도 달리는 버스 안에서 ANC를 사용했는데 실제 강한 멀미를 느낀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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