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신’ 꺼내든 이인영 “반세기 불신 뒤로…남북관계 복원할 때”

김미경 기자I 2021.06.14 15:42:12

14일 김대중 前 대통령 사저 개관 축사
DJ 통해 정계 입문한 이 장관 “무척 영광”
21년 전 평화 향한 위대한 첫걸음
오직 민족의 내일만 위해 내린 결단
“6·15정신으로 돌아가 남북 신뢰 만들어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15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김대중 정신을 꺼내들었다. “이 땅에서 민주주의, 평화, 인권을 가슴에 품고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김대중 정신이라는 광대한 신념의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면서 DJ 정신을 거론한 것이다.

이인영 장관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새천년민주당에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대표주자’이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고양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기념관 개관 행사에 참석해 “6·15 정신으로 되돌아가 남북이 함께 신뢰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를 다시 도약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 개관 행사’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축사를 통해 “저로서는 정치의 길을 열어주셨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과 그 뜻을 되새기는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이 무척 영광스럽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21년 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화해와 협력을 향한 길을 열고 그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지도자의 참된 용기와 진정으로 강함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6·15남북공동선언은 2000년 6월15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8·15광복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 뒤 합의·발표한 공동 선언이다.

이 장관은 당시 ‘대통령께서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평양에 오셨습니다’라는 북측 김정일 위원장의 인사말을 인용하며, “반세기에 걸친 불신과 반목을 뒤로하고 오직 우리 민족의 내일만을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고 했다.

이어 “6.15 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전쟁’이나 ‘흡수통일’이 아니라 반드시 평화적으로, 자주적으로 통일을 이뤄야한다는 방향에 공감대를 마련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우리의 믿음을 확인했다”면서 “지금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꼼짝도 못 하고 있지만, 다시 움직여 나갈 수 있도록 대화를 시작하고 남북관계를 복원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 또한 남과 북이 다시 교류하고 협력하는 시대로 확실하게 한 걸음을 옮겨 놓을 때까지 흔들림 없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남북대화 재개의 의지를 밝혔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이해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영상 자료를 14일 공개했다. 사진은 영상에서 질의응답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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