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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직에 오른 뒤 현대차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기존 자동차에서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전환을 위해 취임 후 곧바로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분 80%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만 약 1조57억원에 달하는 거래다. 올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장착한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와 기아(000270) EV6를 공개하며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도 회장 취임 이후 효성(004800)의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진두지휘했고,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베트남 투자도 결정하며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이외에도 기존 동일인이었던 조석래 명예회장이 올해 87세로 고령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효성그룹의 경영권은 조 회장이 이끌어갈 것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특히 신기술·신산업 출현, 새로운 경영 철학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급속히 확산하는 등 재계에 ‘젊은 리더십’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을 중심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전기차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고 지속 가능한 경영 성과와 중장기 계획을 담은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 계열사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조 회장의 지휘 아래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국내 주요기업 ESG 평가에서 A+ 등급을 받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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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동일인 변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기업으로는 LS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코오롱그룹 등이 꼽힌다. LS그룹은 현 동일인이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지만, 실직적인 그룹의 경영권은 LS(006260)의 최대 주주이자 사촌인 구자열 회장이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서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이웅렬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난 상황에서 장남 이규호 부사장이 총수직에 오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의 확산으로 젊은 리더십이 각광받고 있어, 세대교체도 빨라지고 있다”며 “기존 관례를 깬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으로 재계에서도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