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모든 세그먼트의 SUV가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SUV 시장은 빠르게 이분화 되고 있다.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 쌍용 티볼리 등으로 대표되는 소형 SUV시장, 현대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등으로 대표되는 대형 SUV다. 상대적으로 투싼, 스포티지 등의 준중형급 SUV는 맥을 못 추고 있다.
트래버스 vs. 익스플로러 vs. 팰리세이드
반면 총 탑승공간은 트래버스가 가장 크고 팰리세이드가 뒤를 이었다. 총 탑승공간이 트래버스 4485L 팰리세이드 4398L, 익스플로러 4292L다. 외관제원에 비해 팰리세이드의 실내공간이 꽤 넓다. 트렁크 공간도 역시 트래버스가 651L로 가장 크다. 익스플로러 594L 팰리세이드 510L 순이다. 팰리세이드가 익스플로러에 비해 객실 넓이를 키운 탓이다.
엔진은 팰리세이드와 익스플로러가 2개의 엔진 구성으로 선택을 가능하게 해 놓았다. 트래버스는 3.6L 가솔린 단일 모델이다. 연비는 트래버스가 국내 측정기준이 나오지 않아 당장 비교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미국 쉐보레 사이트를 기준으로 연비를 환산해보았다.
이 결과 팰리세이드가 가솔린 8.9km/l 디젤 11.5km/l로 가장 높았다. 트래버스가 가장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8.5km/l로 뒤를 이었다. 익스플로러는 작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2.3L 엔진의 경우 7.9km/l, 3.5L 엔진의 경우 7.6km/l로 연비가 가장 나빴다.
시트 구성은 팰리세이드만 7,8인승을 선택할 수 있다. 나머지는 7인승 모델이다.
크기에서는 트래버스가, 연비와 선택의 폭에서는 팰리세이드가 우세하다. 신모델 출시가 연말께로 늦어지는 익스플로러는 현재로서는 경쟁력이 없다.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나?
사실 트래버스,익스플로러와 팰리세이드 비교는 어패가 있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과정에서 관세는 없더라도 딜러 마진과 국내 지사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10~20% 비싸질 수밖에 없다. 익스플로러 가격이 팰리세이드보다 15% 이상 비싼 이유다. 트래버스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수입돼 비싸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GM은 지난달 한국수입차협회에 쉐보레 회원 등록을 했다. 트래버스를 수입차로 구분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래버스는 크기 면에서 팰리세이드보다 한 등급 정도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익스플로러보다도 더 큰 몸집을 가지고 있다. 트래버스가 5천만원대 초중반의 익스플로러 가격에 출시한다면 동일 세그먼트 시장을 가져가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적어도 익스플로러가 차지했던 월 500~800대 정도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형 SUV 시장은 자동차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알토란 같은 시장이다. 높은 마진율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8월까지는 팰리세이드가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9월 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는 행복하다. 치열해지는 경쟁 덕에 좋은 품질과 좋은 옵션을 단 SUV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트래버스 출시가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