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통합과 IPTV 도입 정책을 논했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만큼 미디어 분야 전문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자 출신인 전임 이효성 위원장에 비해 정치색이 강해 인사 청문회에서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상혁 내정자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2년 관권 개입 선거를 양심 선언한 한준수 전 연기군수의 아들이기도 하다. 한 전 군수는 14대 총선을 앞두고 금품 살포 등 관권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폭로했고 이 사건으로 파면됐지만 1995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특별 사면조치로 사면복권됐다.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아버지 재판을 보면서 사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
한상혁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1961년 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 중앙대 언론학 석사를 거쳤다. 사시 40회로 노무현 정부 시절 만들어진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에 야권 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거쳤다. 현재 법무법인 정세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방송분야 정책 규제 기구에 민언련 출신이 선임되기는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처음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7월14일부터 2008년 2월 29일까지 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개편돼 사라질 때까지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한 내정자는 2005년 MBC 이상호 기자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역시 MBC 기자 출신인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및 인터넷 분야 시민단체인 (사)오픈넷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혁 내정자는 2005년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3자 혹은 직원으로 인터넷 명예훼손 글을 심의할 수 있도록 심의 규정 개정을 추진했을 때, 법률가 200인 선언에 동참하기도 했다.
방송계 관계자는 “관건 부정 선거를 폭로한 아버지(한준수 전 연기군수)처럼 정의감 있고 착한 사람”이라면서 “민언련 경력으로 강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만나 보면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했다.
◇위원장 중도하차 오명 벗을까..종편, 재승인 심사에 긴장
한 내정자는 임기 3년이 보장된 방통위원장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이효성 전 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7일에도 ‘사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압력이나 타의에 의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문화연대,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등 진보성향 단체들도 비판성명을 내며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상혁 내정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해도 조직을 추스리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종편 재허가나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 같은 미디어계의 핫 이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권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방송계 관계자는 “노영민 비서실장의 청주고 10년 선배인 표완수 시사IN 대표 대신 대통령이 직접 한상혁 내정자를 지목한 것으로 안다”면서 “종편 재허가 등에서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종편에는 일종의 경고장을 보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7년 3월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은 승인 합격선인 650점을 넘지 못한 625점을 받았지만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채널A는 661점을 받았고, JTBC는 731점을 받았다. MBN은 같은 해 11월 651점을 받았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내정자 프로필
-한상혁 (韓相赫, Han Sanghyuk), 1961년생
▲학력
- 대전고
- 고려대 법학과
- 중앙대 언론학 석사
▲경력
-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現)
-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現)
-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
- 사시 40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