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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 모습을 나타낸 이경하(53) JW그룹 회장은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회사의 밝은 미래를 대내외에 선포했다.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개발 벤처사인 C&C신약연구소가 항암제, 면역질환치료제 혁신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한 것을 공표하기 위해 개최한 R&D 전략 설명회 자리에서다.
JW중외제약은 이날 지난 24년간 쥬가이제약과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 제약사로는 최초로 혁신 신약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JW중외제약은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개발한 국내 최초의 회사가 된다.
C&C신약연구소가 개발에 성공한 면역질환치료제 혁신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물질로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항염증, 항소양(가려움증 완화)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은 환경오염과 식생활 변화 등으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시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C&C신약연구소 측은 발매 예상시점인 2023년 경에는 약 6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독일 등 10곳이 채 안 된다. 그만큼 기술장벽이 높다. C&C신약연구소가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는 것은 연구개발 능력이 앞서 있다는 것은 물론, 상용화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기존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는 참고할만한 자료가 없어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기초가 튼튼할수록 초기 실험단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의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직까지 근복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많다. 혁신신약(first-in-class)은 기존에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질환을 새로운 매커니즘으로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약’이다. 이에 비해 개량신약(best-in-class)은 혁신신약에 적용된 단백질 신호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약효를 좋게 하거나 지속시간을 늘리는 등 기존 약을 개선하거나 부작용을 줄이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R&D의 부담이 적다.
세계 최초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혁신신약이라면 이후 나온 시알리스, 레비트라, 엠빅스, 제픽스, 자이데나 등이 개량신약에 해당된다. 혁신신약 개발 과정 중 후보물질 탐색에서 동물실험까지 초기 단계의 연구에 약 8~10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연구는 중단되고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물질을 찾아야 한다.
생산이나 판매를 위해 제약사들기리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연구개발을 위해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는 세계 제약업계를 봐도 흔한 사례는 아니다.
이 회장은 “연구개발은 지적재산권 걸려 있어 회사 간 신뢰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초기연구부터 실제 상업화까지 한 회사가 모두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C&C신약연구소의 사례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새로운 롤 모델로 선호될수 있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