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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9일 고용노동부로부터 2014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 1964년 창립 이후 50년 동안 노사분규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은 물론 최근 들어 노사간 신뢰 관계가 점점 강해진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 노동조합은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해인 2011년부터 3년 연속 임금결정을 사측에 위임하며 노사간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현대중공업 인수 후 경영진으로 투입된 권오갑 당시 사장의 공이 컸다. 지난 9월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받은 문종박 사장은 당시 전무로 권 사장을 보필했다. 권 사장은 취임 이후 매주 충남 대산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삼겹살을 구워먹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노사간 벽을 허무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컨테이너 박스에서 간이 사무실을 차려놓고 있던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해 한마음관을 지어준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기존 오일뱅크 직원들이 사용하던 건물보다 더 좋은 시설을 마련해줬다”며 “이같은 모습에 직원들은 사측의 진정성을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권 사장은 고향집에서 키우던 진돗개를 노동조합에 선물했고 지금도 대산공장에서 노사 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협상권을 사측에 위임한 것도 이같은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2011년 9월부터 대기업 최초로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의무조항이 아니지만 임직원 97%가 기부활동에 참여중이며 한해 9억 원씩 모아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가 불황에 빠진 가운데 4대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3분기부터 아홉분기 연속 흑자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난에 빠져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무려 3조2272억 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극약처방으로 권오갑 사장을 다시 복귀시켰지만 당장 상황을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에 돌입할 준비에 나섰다. 오는 21일 14차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파업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 50차례 넘게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울산에서 근무하는 노조 대의원들과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간부들 200여명이 서울로 올라와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2014년 임단협 성실교섭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전 의원에게 책임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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