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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는 14일 전기차 생산능력 조정으로 3분기 실적에 전기차 투자 관련 손실 16억달러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M은 공시를 통해 “최근 정책 변화로 인해 전기차 보급률이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며 “소비자 세제 혜택 폐지와 완화된 배출가스 규제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손실이 “시장 상황과 정책 환경 변화로 인한 전기차 판매량 감소 예상에 따른 특별 항목”이라고 덧붙였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완전 전기차 수요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드는 이미 지난해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SUV)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가 곧 백지화하고, 시설 투자비 19억달러를 손실 처리한 바 있다.
크라이슬러와 지프의 모회사 스텔란티스도 유럽에서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시장에서는 크라이슬러의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낮췄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서명하면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던 최대 7500달러의 새액공제 혜택이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완성차 업계는 “정책 불확실성 속에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테슬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테슬라는 경쟁 심화에도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9%에서 올 9월 43%로 떨어졌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사라진 이후 테슬라의 판매세가 어떻게 변할지가 이번 3분기 실적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테슬라는 최근 인기 차종인 모델 Y SUV와 모델3 세단의 저가형 차량을 출시하며 세액공제 종료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를 일부 상쇄하려 하고 있다.
투자업계는 오히려 경쟁사의 후퇴가 테슬라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투자 회사 오토모티브 벤처스의 스티브 그린필드 총괄 파트너는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의 후퇴는 테슬라에 호재”라며 “테슬라는 매우 강한 브랜드 충성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테슬라 구매자 대부분은 다음 신차를 살 때도 차량 브랜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6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4분기는 매출 감소로 돌아서며 올해 전체 매출은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역사상 첫 연간 매출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정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의 독자 배출 규제권을 철회하고, 충전소 및 전기차 전환 지원 예산 수십억 달러를 삭감했다. 로비 오비스 에너지 혁신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관세와 함께 이미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했으며, 이는 신규 사업 부문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전기차를 내세워 해외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테슬라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1분기 36% 급락했다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현재 연초 대비 7% 이상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약 10억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직접 매입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정책 리스크와 소비 둔화 속에 전기차 시장 전체의 파이가 줄고 있다”며 “테슬라의 점유율 확대에도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