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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서로 독립적인 기관이기에 어느 한 쪽 방향을 따른다기보단 각자 의무에 따라 적절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큰 상황에서 긴축통화·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은 경제 전체에 이득인 상식적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전세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아직 우리가 승리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현재 유럽과 미국, 한국도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기 위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며 “중앙은행들이 의무가 물가 안정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까지 물가 목표치(2%)를 달성하기 위해서 세계 각국의 관계 당국이 조치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리셰 전 총재는 “최근 포스트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증, 그간 확정적 재정·통화정책, 러·우 전쟁에 따른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 등으로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격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중기(3~4년) 인플레이션은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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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셰 전 총재는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부동산 문제가 중요하다”며 “한국 상황을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경우 취약성이 높다고 할 수 있고, 고정금리 비중이 많다면 위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부동신 시장이 취약해 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탈세계화 흐름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느린 세계화라 표현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한국은 세계화 과정에서 무역이 증가하는 가운데 굉장히 성공적으로 그 과정에 참여했다. 전세계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한국에는 당연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리셰 전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는 대신 현재 금리 수준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겠다는 의중을 보였다”며 “연준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앙은행들은 자신들의 목적지가 어딘지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이들의 결정은 깊이 고민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