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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이 오늘 카타르로 송금됐다. 이에 따라 오늘 이란 수감자 5명과 미국 수감자 5명의 맞교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타르 당국이 한국에 동결돼 있던 자금이 도하의 이란 계좌에 송금된 사실을 공식 확인한 데 따른 결정이다. 앞서 이란은 입금이 확인되는대로 수감자를 비행기에 태우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역시 대이란 제재를 위반해 수감한 5명을 석방할 예정이다.
이란과 미국은 1년여 간의 간접 협상 끝에 지난달 11일 상대국에 수감된 자국민 수감자 5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은 자국에 억류된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해주는 대가로 한국, 이라크, 유럽 등 세계 곳곳에 동결돼 있던 원유 결제 대금을 돌려받기로 했다.
한국에는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 석유수출 대금 60억달러(약 8조원)가 4년 4개월 동안 묶여 있었다. 이 돈은 과거 양국 간 무역 결제에 쓰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2019년 5월부터 동결됐다.
이후 이란은 우리 정부에 돈을 돌려달라고 거세게 압박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갈등도 빚기도 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날 동결 자금 문제가 해결되면서 양국 관계가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에 대한 안전 보장 및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 외에도 이자를 받기 위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로 한국 내 금융기관(은행)은 우리의 (동결된) 석유수출 대금으로 부당하게 이자 소득을 얻었다”며 “돈의 주인에게 이자를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자금이 한국에 처음 묶였을 때는 달러당 1100원대였는데 지금은 원화 가치가 하락해 1300원이 넘는다”며 “원화를 유로화로 환전해 송금되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