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일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정권 수립 75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도 9·9절 행사에 참석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지난 7월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9·9절 75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 대표단은 70주년 행사 때에 비해 격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5년 전에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공산당 서열 3위)이 대표단을 이끌었지만, 이번엔 과학기술 관료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류궈중 부총리가 방북한다. 이에 따라 북중 간 경제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류 부총리는 북중 교역의 핵심인 지린성 성장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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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쇼이구 국방장관 방북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합훈련을 제안했고, 북러간 무기거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사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위성이나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그 대가로 받아오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방북하는 것과 관련 “북중 간 통상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에 부담을 느껴 대표단의 급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북러가 밀착하는 만큼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면서 대중 압박 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라며 “5년 전 70주년 정권수립기념일 행사 때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방북했던 것에 비해 격을 낮춰 대표단을 선정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9·9절 75주년을 계기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9·9절’ 열병식 개최 여부에 대해선 북한의 정치일정·상황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 대해 감시하고 있다”며 “현재 다수의 인원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식별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 당시 이번 9·9절에 ‘민간 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이번 열병식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극초음속미사일 등 첨단전력보다는 우리나라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 등 비정규 전력들이 주로 참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