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지주(055550) 역시 3월 들어 10.03%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지주(316140)도 같은 기간 각각 7.38% 7.62% 내렸다.
가장 큰 이유는 SVB 사태 이후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SVB 유동성 위기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불거진 이후 10일부터 21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들은 KB금융(105560) 1074억원을 비롯해 신한지주(055550)(922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366억원)와 우리금융지주(316140)(148억원)까지 총 2362억원을 순매도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여신으로 구성돼 있어 SVB와 같은 미실현 손실이나 크레디트스위스(CS)처럼 급격한 투자은행(IB) 부문의 손실 때문에 손익이 악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지주 주가의 약세는 SVB 전부터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2월 14일부터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시작해 25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신한지주 역시 지난달 22일부터 19거래일 연속 팔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KB금융 순매도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의 고금리로 국민 고통이 크다.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는 발언이 금융지주 주가 약세의 출발점이라 보고 있다. 이 발언 이후 배당 확대나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돈 잔치 비판에 SVB 사태까지 겹치며 당분간 금융주는 위축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크다. 주주 환원 확대에서 한발 물러선 금융지주들이 SVB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시스템의 안정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자본관련 규제나 경쟁촉진방안 관련 정책기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급락이 이어지고 있어도 금융지주들이 올해도 잘 벌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작년보다 17.10% 증가한 4조886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코스피의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16.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할 것이란 얘기다.
신한지주의 순이익 예상치도 작년보다 5.04% 증가한 4조9705억원대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도 작년보다 각각 8.38%, 4.36%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