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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절정에 달한 말"…'추석 금기어' 3가지 뭐길래?

이선영 기자I 2022.09.08 21:54:37

신지영 고려대 교수가 밝힌 대화요령
"외모 평가는 정말 조심해야…"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휴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명절을 맞이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여전히 명절마다 불편한 질문 공세에 시달리는 것을 싫어한다. 이에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행복한 추석을 위해 피해야 할 ‘추석 금기어’ 3가지를 꼽았다.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2022 추석 연휴기간 지하철 연장운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신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첫 명절인 이번 추석에 (가족 간에 말로 상처 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자”면서 대화 요령을 전했다.

먼저 신 교수가 꼽은 절대 금기어 세 가지 중 3위는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를 앞세운 잔소리, 2위는 ‘요즘 애들은’과 ‘라떼는(나 때는)’를 위시한 비교다. 모두 오랜만에 보는 친척을 향한 ‘관심의 밀도’를 보여주는 말들인데, 정작 듣는 사람은 “왜 저러지”라는 반응이 나온다.

추석 금기어 1위는 진로를 묻는 ‘앞으로 계획이 뭐냐’라는 말이다. 신 교수는 이 표현을 “관심이 절정에 달한 말”이라며 “어느 학교, 어느 직장 갈 거냐는 질문도 ‘계획이 뭐냐’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계획도 못 물어보는가”라고 의아해 하자 신 교수는 “앞으로 계획이 뭔지 진짜 궁금하다면 평소에도 관심을 가져줬을 것”이라며 “이런 말들은 대체로 건성으로 하는 것이 문제, 신중한 말투로 하면 다 알아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 교수는 “외모평가를 정말 조심해야한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요즘 2030세대 소위 MZ세대는 뭔가를 평가했다는 거 자체에 얘기를 하지말자는 것으로 얘기를 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평가의 대상이 되는 거 자체가 불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성장기 어린이·청소년에게 ‘많이 컸다’고 칭찬하는 건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괜찮다”고 조언했다.

남 걱정도 외모 평가도 하지 않고서, 추석에 친척들과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신 교수는 “(손아랫사람에게) 신조어를 물어보라”고 말했다. 상대 세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대화를 풀면 오해도 줄이고 분위기도 좋아진다는 말이다.

인터뷰 말미에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말 습관 을 잘 생각해야한다”고 전했다. “말을 시작할 때 아니로 시작하는 소위 ‘아니시에이션(아니+ initiation)’ 하지말고 ‘맞다’는 긍정의 말로 한번 시작해보는 것이 대화를 이끌어갈 때 훨씬 부드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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