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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4일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분야는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신성장 전자통신(IT) 연구개발(R&D) 등 전략 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 중 62%인 150조원 가량을 반도체 분야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부문을 가장 큰 과제로 여기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평택캠퍼스 제3공장(P3)투자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평택 P3라인은 클린룸 규모가 축구장 25개 크기로 P2라인보다 1.6배가량 큰 초대형 반도체 공장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0만장(300K)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우선 확정된 제품은 7세대 적층(V) 낸드플래시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기반의 10나노급 D램 등 차세대 반도체다. P3 공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초미세 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로 미세 공정 승부수를 띄웠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3나노 공정에 GAA를 적용하며 대만의 TSMC보다 앞선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용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대 및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간 미뤄졌던 미국 투자 결정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20조원(170억달러)을 들여 제 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다. 삼성전자는 유력 후보지인 텍사스 주 오스틴 등 2곳, 애리조나 2곳, 뉴욕 1곳 등 최소 5개 지역을 놓고 수개월간 인센티브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만간 최종 후보지를 확정짓고 이르면 내년 초 착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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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고 이번 투자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투자해 미국 공장 6곳을 건설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200억달러(22조66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으며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나섰다. 최근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인수합병(M&A)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가장 먼저 반도체 부문에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했다. 그간 미뤄온 투자 계획이 많고 대규모 투자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총수의 결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설비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 금액 자체가 다른 산업과 단위가 다르다”며 “또 반도체 산업은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투자 금액 배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반도체 부문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