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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는 11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노트북 신제품 ‘요가북 C93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2개를 결합한 형태로, 폴더블(접을 수 있는) 기기는 아니다. 메인 화면은 LCD(액정표시장치)를, 키보드 화면은 저전력 전자종이를 장착했다.
요가북 C930은 하단 디스플레이를 키보드 뿐만 아니라 전자책과 그림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메인 화면으로는 강의를 듣고, 아래 화면은 필기를 할 수 있다. 전자펜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과 같은 와콤의 기술을 적용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요가북 C930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얼리어댑터를 겨냥했다”며 “판매량만 생각한다면 가격 대비 성능과 평범한 디스플레이를 내놨겠지만 이번 제품은 혁신을 위해 초기 반응을 보기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레노버는 대중적인 노트북 제품군 ‘씽크패드’도 판매하고 있다.
최원혁 인텔코리아 상무도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을 뛰어넘는 다음 세대의 PC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레노버는 이같은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레노버가 여느 중국 IT기업처럼 친기술적이라면서도 일반적인 중국 회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R&D) 역량과 제품화하고 자본을 대는 능력은 레노버가 어떤 미국 회사보다도 뛰어나다고 본다”며 “자체 R&D 역량 뿐만 아니라 즉시 수혈 가능한 외부 R&D 능력까지 합쳐 늘 혁신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스파이칩 논란 등으로 레노버가 도매금으로 엮이고 있다”며 “레노버는 글로벌 회사로, 그런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IT기업과 달리 레노버는 중국인이 아닌 현지 직원을 고용하고 투명하게 경영한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중국 회사 대부분 중국인이 경영하는 비상장기업이지만 레노버는 글로벌 상장된 회사”라며 “철저히 기업을 공개하고 있으며 각 국가의 법률과 제도에 맞춰 비즈니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노버는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해 세계 최대 PC업체로 올라섰다. PC 분야의 대명사였던 IBM이 가 중국에 넘어가자 업계에서는 “결국 돈만 버리게 될 것”이라며 평가절하했지만 레노버는 세계 선두라는 지위를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강 대표는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면서 최근 몇 분기 정도 HP에 2위를 내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3분기 다시 1위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레노버가 이날 출시한 요가북 C930은 9.9mm 두께에 무게는 775g에 불과하다. 전자펜은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4096 필압 단계까지 감지한다. 키보드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사용자의 타이핑 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레이아웃을 예상하고 변형한다. 약 30개의 언어별 키보드를 전자잉크 화면에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초저전력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4GB의 기본메모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9.6시간이며, 화면은 360도 회전한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119만9000원부터 154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