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업계,김상조 공정위원장 큰기대.."갑질문화 혁파 계기되길"

정태선 기자I 2017.05.18 13:45:58

장관급 인사 중 첫 번째 공정위원장
''재벌저격수'' 김상조, 관료-로펌-대기업 고리 벗어나
조사국 신설 등 대기업 불공정 ''정조준'' 예상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상조 교수.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정태선 강경래 기자] 새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저격수’로 통하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명되면서 중소기업계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공정경쟁 터전 마련을 위해 △‘갑질’ 처벌 강화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에 장관급 인사 중 첫 번째로 공정거래위원장을 발표한 배경도 재벌개혁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들고, 민생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청와대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김상조 후보가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하면 공정위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내에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의 부당행위를 감시할 대기업 전담부서인 조사국이 부활할 전망이다.

반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누구나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을 해야 재판에 넘길 수 있지만 공정위는 고발권 행사에 소극적이라 ‘대기업 감싸기’란 비난이 많았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을 현행 3배 수준에서 최대 10배까지 강화하고,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을 제정하는 한편 복합쇼핑몰은 현재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시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과징금 고시도 개정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 과징금 수준은 부당행위로 얻은 매출의 10%인데 피해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번 인선과 관련,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정책본부장은 “‘경제 검찰’인 공정위가 대기업의 갑질문화, 불공정한 거래관행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주기를 바란다”며 특히 “김 후보가 교수출신으로 오랜기간 시민사회에서 경제 불공정이나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해 왔기 때문에 관료와 로펌, 대기업간의 기존 연결고리에서 벗어나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청년희망재단 이사장)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혁신적인 창업생태계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공정거래(Fair trade)기반이 큰 기여를 했다”면서 “우리나라도 대·중소기업간 서로 존중하고, 공정하게 인정받는 생태계를 구축하면 경제가 활성화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는데 김 후보가 큰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코막중공업 대표)은 “김상조 교수를 발탁한 것 한국의 불공정한 경제구조에 과감하게 메스를 가하겠다는 메시지이며,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면서 “승자독식 신자유주의 경제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균형경제 패러다임으로 바뀌었다는 시그널을 분명하고 단호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재벌개혁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면서 “정권의 비호를 받아 이윤을 독점하거나 기업을 세습하는 행태, 협력업체 단가후려치기, 중소기업 기술탈취, 소상공인 상권탈취 등 각종 불공정행위 등 그동안 재벌 중심의 잘못된 고리를 철저히 끊어내야 한다”면서 공정위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견기업계에서는 불공정한 시장을 바로 잡기 위한 재벌개혁에 환영하면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재벌이 자행하는 불법행위는 엄단하되, 시장경제에서 경쟁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다만 재벌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중견기업까지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음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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