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한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장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앞서 법원은 장 회장에 대해 “일부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춰 현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증거인멸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에 증거인멸 부분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동종 사건 판례를 비교 분석해도 장 회장의 상습성이 인정된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영장을 다시 청구할 계획이다. 장 회장은 지난 2013년 11월까지 수년간 도박에 800만달러(약 86억원)를 썼다. 미국 내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할 때는 카지노에서 전세기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회장이 카지노 내 개인 룸을 이용하기 위해 디파짓(Deposit,보증금)으로만 800만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도박에 사용한 자금은 최소한 디파짓 금액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 회장은 또 동국제강이 해외에서 자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린 뒤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회장이 전날 오전 법인 계좌로 105억원을 입금해 피해 변제 의지를 보여준 것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수사팀 관계자는 “유전(有錢)불구속, 무전(無錢) 구속이란 말이 생길까 염려된다”며 “수사팀은 105억원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장 회장에게 증거인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핵심 참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사건과 관련된 통화내역을 지우라’고 지시하거나 ‘특정한 진술을 하지 말라’고 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에게 혐의를 적용할 참고인의 진술과 통화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