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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올드보이 복귀하는 식품업계

이후섭 기자I 2023.09.21 16:36:20

교촌, 11년만에 송종화 부회장 복귀…계열사 총괄 맡아
지난해 이익 급감에 상반기 매출도 꺾여…해외사업에 '올인'
美·中시장 진출 성과 올렸던 송 부회장 위기 대응능력 기대
실적 부진에 대표 사임까지 '내우외환' 비알코리아
도세호 전 대표, 6개월만 복귀…구원투수 등판여부 주...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침체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식품업계에 ‘올드보이’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사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한차례 검증됐던 리더십과 위기 대응 능력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심산이다.

11년 만에 교촌에프앤비로 복귀한 송종화 부회장(왼쪽)과 도세호 비알코리아 부사장.(사진=각 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도세호 전 비알코리아 대표가 부사장으로 다시 임명된 데 이어 교촌에프앤비(339770)도 지난 20일 송종화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다시 일선에 복귀시켰다.

교촌의 경우 지난해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3년 만에 복귀한 데 이어 송 부회장도 11년 만에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그만큼 최근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교촌은 지난해 매출액은 5175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78.4%나 급감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다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인건비·광고·판촉비 등 판매관리비 증가 등이 반영된 탓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10년 넘게 지켜오던 국내 치킨 브랜드 1위 자리도 bhc에 내줬다. 올해 상반기에는 선제적인 주요 메뉴 가격 인상 여파로 매출마저 꺾이며 전년동기대비 15.6% 줄었다.

교촌은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 6월 오마카세 콘셉트 매장인 ‘교촌필방’을 선보이면서 신시장 개척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특히 해외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권 회장 복귀 이후 첫 해외 진출로 대만을 점찍고 대만 중심가 쇼핑센터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연내 3호점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하와이와 캐나다 밴쿠버에도 개점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 시장 첫 진출, 허니시리즈 출시 등의 성과를 올렸던 송 부회장을 다시 복귀시킨 것은 해외사업에 더욱 탄력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가맹사업,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 송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도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실적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최근 이주연 대표가 취임 반년 만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이 대표는 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으며 대표 자리에 올랐으나, 비교적 개방적이었던 기존 회사와 다른 기업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회사에 돌아온 도 전 대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알코리아 대표직을 수행했던 도 전 대표는 경영총괄임원으로 회사 경영에 복귀했다.

SPC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의를 밝힌 이후 관련 절차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후임을 알아보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급감한 실적 개선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도 전 대표가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알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57.2% 급감해 수익성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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