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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센터장은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하는 스마일게이트에 AI의 본질은 결국 ‘놀거리’와 재미’다. 앞으로 AI를 통해 재미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고민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센터장은 카이스트(KAIST) 음성언어연구실에서 음성·오디오 신호처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딴 뒤 삼성전자(동영상 분석 합성 기술 연구), 가천대(딥러닝 분야 교수) 등을 거친 AI 전문가다. 게임 업계에선 NHN AI랩, IGS(넷마블 자회사) 등에서 AI를 연구해왔다. 2019년 스마일게이트에 합류했다.
한 센터장은 “게임은 가장 대표적인 인터렉티브(상호작용) 콘텐츠인데, 이런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생성해내는 게 당연하다”며 “최근 생성형 AI가 뜨거운데, 이미지 생성 등 새로운 AI 기술들이 게임 같은 콘텐츠 영역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I와 게임은 생각보다 밀접하다”고 했다.
이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이 AI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일게이트도 권혁빈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AI센터를 다각도로 키워가고 있다. 기본적인 AI 연구의 지향점은 ‘즐거운 AI’, ‘인간을 닮은 AI’다.
한 센터장은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챗GPT만 해도 어떤 사안의 ‘팩트’(사실)만을 제시하지, 사용자를 이해해 맞춤형으로 행동하진 못한다”며 “우리는 감성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AI 연구를 집중해왔다. 이를 발전시켜 게임에 적용하면 게임내 NPC(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가 단순히 정해진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다단계의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 4년차를 맞은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언어모델 고도화 기술 △실시간 영상 변환 기술 △노래를 부르는 음성 합성 기술 △음성 스타일 변환 기술 △실시간 스트리밍 입력 음성 인식 △지능형 게임 에이전트 연구 △욕설 및 혐오 분류 모델 등의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메타의 ‘라마’ 같은 여러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복합적으로 활용, 파인튜닝(개별정보를 AI에 학습시키는 방식)해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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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센터장은 향후 메타버스 공간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최근 집중적으로 추진 중인 메타휴먼 ‘한유아’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최근 ‘한유아’에 생성형 AI를 접목, 우다영 작가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냈다. ‘다정한 비인간’이란 제목의 책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신간도서 1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 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메타휴먼이 많이 나왔지만, 단순히 그래픽적으로 인간과 얼마나 똑같은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진정한 메타휴먼이라면 브레인이 붙어야 한다”며 “우리는 대화와 행동이 가능하고 스스로의 생각이 있는 메타휴먼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최근 대화집 발간이 우리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유아와 대화를 나눴던 우다영 작가의 기본 문체 등 추가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키며 파인튜닝을 진행했다”며 “아직 메타휴먼의 브레인을 통째로 다 구현하는 건 어렵지만, 단계적으로 하나씩 실험해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유아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메타버스 속 인공생명체 연구의 파일럿 플랫폼격”이라고 덧붙였다.
한 센터장은 앞으로 AI가 기술 자체보다 서비스로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돈’이 되는 AI 서비스 분야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AI센터도 이를 위해 다음 달 중으로 ‘AI서비스랩’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AI 서비스화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AI에 대해 기술 중심의 이야기가 많았다면, 올해 챗GPT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기술보다 서비스로서의 AI가 더 화두에 오를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AI기술이 나오는 속도보다 AI 서비스와 관련 기업들이 나오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 단계를 보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