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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수술, 통증 심하고 변실금…과도한 공포감, 병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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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18.07.18 14:22:46

항문조직·점막 절제 줄일수록 부작용 감소 … 온수좌욕 등 퇴원 후 관리 중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치질은 남에게 말하기 가장 부끄러운 질환 중 하나다. 발병 부위가 항문인데다 ‘청결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발병 원인은 잘못된 배변습관, 변비, 오래 앉아 있는 생활패턴 등인데 틀린 정보로 치질 환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여성 치질 환자는 수치스러움까지 느끼게 된다.

치질수술 후 통증에 대한 공포감은 병원 방문을 망설이게 만든다. 치질을 앓아 병원을 알아보던 환자 중 상당수가 수술 후 며칠 간 극심한 통증과 출혈로 인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는 후기를 보고 겁을 먹어 치료를 포기해버린다. 양형규 서울양병원장은 “과거엔 치질수술 후 통증과 출혈이 심했던 게 사실이지만 최근 수술기법이 절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합병증과 부작용 위험이 감소했다”며 “항문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를 바로잡아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말하는 치질은 항문질환 중 치핵을 의미한다. ‘3대 항문질환’으로 불리는 치핵·치열·치루 중 치핵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항문쿠션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질환이다.

치질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항문을 잘 씻지 않아 발병한다는 것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의한 세균감염이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발병 원인은 변기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가 10~20분간 변을 보는 사람은 치핵 고위험군이다. 대변을 볼 때처럼 허리를 구부린 채 엉덩이와 항문에 힘이 들어가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항문조직이 늘어나면서 중력에 의해 하강해 치핵이 된다.

같은 이유로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이나 운전직 종사자, 승마·역도·자전거 선수도 발병 위험이 높은 편이다. 5분이 넘어도 변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변기에서 일어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이밖에 여성의 임신, 과음, 유전, 저섬유식이 등이 치질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즉 청결과 항문질환은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치질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것도 편견이다. 전체 환자 중 3~4도 내치핵 환자나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 등 전체 환자의 30%만 수술이 필요하며, 나머지 70%는 좌욕 등 보존요법과 약물치료만으로 개선될 수 있다. 만약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더라도 낙심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 치질수술은 극심한 통증과 출혈을 동반해 공포의 대상이었다. 최근까지 표준치료법으로 시행되는 결찰절제술은 치핵조직을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보고 주변 항문상피와 점막 등 정상조직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절제한 뒤 봉합한다. 술기가 쉽고 수술 시간이 짧아 대다수 의사들이 선호했지만 절제 범위가 커 수술 후 통증과 2차출혈 발생빈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항문이 좁아져 변을 제대로 보기 힘든 항문협착과 변이 새어나오는 변실금도 기존 치질수술의 주요 부작용이다. 변실금의 경우 치핵수술보다 내괄약근을 절제하는 치루수술이나 중증 치열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과 부작용 위험을 줄이려면 정상조직을 가급적 적게 절제해야 한다. 최근 도입된 거상 점막하 치질수술은 항문 피부를 2~3㎜만 좁게 절개한 뒤 치핵조직을 상피를 남기고 도려내는 방식으로 제거하고, 남은 조직을 항문 위쪽 방향으로 거상시켜 원래 위치로 되돌린다. 이 수술을 고안한 양형규 원장은 “거상 점막하 치질수술은 기존 수술과 달리 항문쿠션조직·점막·상피 등을 가능한 적게 절제해 항문협착, 통증, 출혈이 적고 빠르면 수술 후 1~2일 안에 퇴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원 후 관리도 중요하다. 양 원장은 “항문질환은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라며 “대부분 수술 후 1~2일이 지나면 스스로 변을 볼 수 있는데 이틀이 지나도 변을 보기 어렵고 잔변감이 계속 남으면 전문의에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첫 변을 볼 땐 배변 전후로 온수 비데를 하거나 진통제를 먹는 게 도움되고, 드물게 수술 후 1~2주 사이에 수술 부위 출혈이 생길 수 있는데 심할 경우 가족이나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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