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에스에프에이(056190)(SFA)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STS반도체(036540) 인수 첫 발을 뗐다. 인수를 위해 공언한 자금을 모두 투입해 준비를 마친 것이다.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미뤄져 식었던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S는 이날 297억3300만원 규모 전환사채(CB)와 3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SFA로 600억원 가량의 금액을 모두 부담한다. 만기는 모두 2045년 9월 10일이다.
이와 함께 SFA는 STS에 대해 약 737억원의 자금도 대여했다. 7월 STS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해 737억원을 납부키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유상증자의 납입일은 이달 18일이다. 빌려준 자금의 대여기간 역시 18일까지로 이후에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 의무와 상계될 예정이다. 유증 납입에 앞서 미리 돈을 빌려준 셈이다. 사채 발행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1334억3300만원을 STS에 투입하게 됐다.
SFA가 STS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7월 17일 내려진 결정에 따라서다. 당시 SFA는 STS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CB·BW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총 1334억330만원을 투입해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르는 인수 절차였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SFA는 전방산업이 휘청할 때마다 부침을 겪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탄탄한 반도체 후공정업체 STS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보광그룹 계열사인 STS는 지난해 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에도 자회사 코아로직(048870) 등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타격을 받아 워크아웃을 밟고 있다. 범 삼성가로서 삼성그룹 차원의 보광그룹 우회 지원 아니냐는 의문이 붙기도 했다.
김영민 SFA 대표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SFA는 STS의 백기사가 아니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수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정밀실사를 거쳐 정상화를 위해 필요 시 500억~800억원의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베트남 공장도 증설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약속한 유상증자와 사채 납입일이 계속 연기돼 투자자 우려를 샀다. 사채 납입일은 8월 10일에서 같은달 28일, 9월 4일에서 이날까지 세 차례 미뤄졌다. 유상증자도 8월 25일에서 9월 10일, 다시 9월 18일까지로 두 번 연기됐다.
자금 투입이 늦춰진 데는 산업은행 등 STS의 채권단 승인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양사 사정을 아는 투자사 대표는 “일부 채권은행이 현재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 협의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FA측은 다소 일정이 지연됐지만 이번 자금 투입을 통해 인수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회사 주식 담당 임원은 “채권금융기관 간 채무 변제를 위한 상환 방식에 있어 이견이 생겨 승인이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채 발행 이후 18일 예정된 유상증자 납입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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