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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는 3일(현지시간) 제출한 수정 신고서를 통해 주당 135달러에 5억 5560만주를 매각해 750억달러(약 113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수단이 추가 물량 배정 옵션인 그린슈(green shoe)를 행사할 경우 조달액은 최대 860억달러(약 129조원)까지 늘어난다. 기존 신고서에는 그린슈 옵션 포함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수정 신고서를 통해 구체화됐다.
이번 공모에서 주목할 점은 수요예측에 앞서 공모가를 135달러로 고정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IPO를 계획하는 기업은 투자자 로드쇼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를 설정한 뒤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가격을 확정한다. 로이터통신은 로드쇼가 이뤄지기 전에 단일 희망 공모가가 제시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도 공개됐다. 스페이스X는 자금을 우선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투입하고, 이어 우주발사체 개발과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 구축에 차례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는 우주 사업과 AI를 하나로 묶은 머스크의 통합 전략을 반영한다.
다만 단기 상환 부담도 안고 있다. 스페이스X는 6개월 내 공모자금의 일부로 브릿지론 200억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 브릿지론은 지난 3월 스페이스X가 승계받은 엑스(X·옛 트위터)와 xAI의 부채를 차환하는 데 사용된 자금이다.
스페이스X의 실적은 매출 성장과 적자 전환이 동시에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은 186억 7000만달러(약 28조원)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으나, 순손실 49억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 2월 편입한 AI 기업 xAI의 영업손실이 반영된 영향이다.
이번 IPO는 머스크의 경영권을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된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의결권의 82%를 쥔 특수 주식을 통해 상장 이후에도 절대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내부자가 보유한 클래스B 주식은 일반 주식의 10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주 공무원 퇴직기금과 캘리포니아주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은 이 같은 극단적 지배구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소액주주의 견제 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상장은 23개 은행이 주관하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도적 역할을 맡는다. 골드만삭스는 공모주 배정과 자금 수납 업무를 총괄하고, 모건스탠리는 상장 첫날 주가 안정을 담당하는 안정화 조성 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IPO 로드쇼는 5일 시작되며, 스페이스X 주식은 오는 12일 나스닥 시장에 종목코드 ‘SPCX’로 상장될 예정이다. 공모가는 11일 최종 확정된다. 이번 상장은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IPO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연내 이어질 AI 빅테크 상장의 신호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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