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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동기대비 품목별 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2.4%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2.4% △생활물가 지수 3.8%로 대체로 안정화됐지만 신선식품 지수가 무려 19.5%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수산물은 1년 전보다 1.1% 소폭 상승했으나 채소는 11.0%, 과실은 무려 40.9% 상승하면서 사과 등 과일 가격이 고물가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주목할 대목은 그간 신선식품과 함께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던 가공식품 지수는 118.82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7월(1.8%) 이후 약 3년 반 만의 최저치다.
전체 73개 가공식품 중 전년동기대비 지수가 떨어진 세부 품목은 △밀가루 137.36(-1.0) △국수 156.47(-1.2) △라면 118.00(-3.9) △시리얼 120.32(-4.5) △소시지 114.69(-2.2) △냉동식품 112.22(-1.0) 등 23개에 이른다. 반면 △우유 123.65(6.2) △과일가공품 138.35(6.7) △아이스크림 122.94(6.9) △설탕 146.27(19.7) △소금 174.95(18.4) 등 가공식품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체 가공식품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면류와 냉동·즉석식품, 김치, 탄산음료에 소주까지 소비자들이 자주 애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한 데에는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가공식품의 주요 원재료 격인 우유와 설탕, 소금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임에도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응답한 식음료 업체들이 늘어나서다.
실제로 앞서 정부가 지난달 13일 국내 주요 식품업체 19곳을 불러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하라”며 사실상 가격 인하를 압박하자 CJ제일제당(097950)을 시작으로 삼양사(145990)와 대한제분(001130) 등 주요 제분업체들이 지난 1일부터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내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에 동참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오는 10일 총선 이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