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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미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공장 건립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궈시안 미국법인인 고션의 미국 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을 위한 양극재, 음극재 공장 건축을 사실상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겠다던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이날 반등은 중국 2차전지 기업의 미국 진출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배경이 됐다. 고션의 미국 진출은 이미 3월부터 이야기가 됐던 만큼 ‘지나간 이슈’에 불필요한 주가 변동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재 기업의 연쇄적인 북미 진출로 이어져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에 줄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급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투자자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중국 양극재 기업의 미국 진출은 한국 기업에 악재이긴하나 주가가 필요 이상으로 널뛰었다는 게 이유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시가총액이 이날 종가기준 각각 25조2816억 원, 18조9056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1, 2위 기업이 10%대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흔하지 않다.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한국 기업의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가능성도 여전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FIUS의 이번 결정은 고션의 투자건이 미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IRA 규정 완화적용으로 미국 배터리 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 지배력이 빈틈이 생기고 있는 게 사실”이라 말했다.
2차전지 테마에 대한 증권가의 고평가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양극재 업종 분석을 개시해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현주가의 절반 정도인 12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매도 의견을 냈다. 향후 10년간 양극재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데다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