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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진 탓이다. 전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단행했으나, 이날 BOJ는 금융정책결정 회의 결과 단기금리를 -0.1%,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치솟는 물가를 잡고자 일제히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일본만 ‘나홀로’ 초저금리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들어 고금리의 미 달러를 매수하고 저금리의 엔화를 매도하려는 움직임으로 이미 엔화 가치는 대폭 하락한 상태였다. 엔화는 올해 3월 초 1달러에 114엔 수준이었으나 1달러에 145엔까지 가치가 거의 30엔이나 미끄러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연간 기준 하락률은 환율 시스템이 바뀐 197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시장에선 향후 달러당 147엔대까지 하뱡 압력 가능성도 제기된 만큼, 그동안 구두 개입으로 대응하던 일본 정부와 BOJ도 외환시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BOJ의 개입 직후 엔화 가치는 반등했으며(엔화 가치 상승) 달러당 142엔대로 회복됐다.
당국은 최근 시장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기자들에게 엔화 약세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같은 날 BOJ 또한 시장 참가자들에게 엔화 매수·매도 가격을 확인하는 ‘환율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 개입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편 엔 매수·달러 매도 형태의 일본의 시장 개입은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일본의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47엔대까지 추락했다. 이에 1998년 4월과 6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 개입에 나섰다.